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통통한 혁명 - 사랑앞에서 외모란 부수적인가?

효준선생 2012. 8. 6. 00:03

 

 

 

 

 

“여유분의 살은 죄악이다”라고 한 사람이 있었다. 오지의 어느 나라 아이들이 못 먹어서 뼈만 남은 앙상한 몰골을 하고 있는 것을 접한다면, 살이 찌도록 내버려둔다는 건 용서못할 짓이다라고 까지 했다. 그런데 살은 찌는 게 어려울까 빼는 게 어려울까 특히 인터넷 세상은 살과의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주로 연예인들의 사진을 올려가며 굴욕이라는 정말 굴욕적인 단어로 난도질을 치는 행위들, 일반인이라면 마른 체형임에도 특정 부위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주름이라도 잡힐라치면 관리 안한다며 마치 제 살 다루듯 이야기한다.


영화 통통한 혁명은 세상 모두가 살빼기에 혈안이 되어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두를 피골이 상접한 마네킹으로 만들려는 사회분위기를 코믹스럽게 다룬 내용이다. 살을 빼는 과정은 매우 프로페셔널해보이지만 반대로 살을 찌우는 과정은 개인적인 고집에 의한 것이라 과연 살을 찌우는 게 합당한 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제 살 속에서 누런 지방 덩어리가 튀어 나오는 모습을 상상만 하다 오히려 그 지방을 다시 제 살 속으로 집어넣으려고 하는 발상이 쉬운 선택은 아닐 듯 싶었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 사건의 설정과 실제 배우의 이미지가 분리가 안되는 바람에 뒤로 갈수록 점점 살이 찌는 모습에서 저 배우 저렇게 살이 쪄도 되나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그 흔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분장도 없이 먹어서 찌운 살이라 과연 나중에 도로 빼낼 수 있었을까 걱정스러웠으니 후반부는 현실에 매몰되어 영화를 본 기분이 들었다. 여자에게 살을 뺀다는 건, 유전적인 선택인 듯 싶다. 세상이 마른 여자를 원한다니 나도, 그런데 그게 정말 얼마 안된 일이다. 지금 젊은 여성이 할머니대만 하더라도 마른 여성이 반드시 절대가인이라는 평가는 아니었을게 틀림없다. 모든 게 부족하고 특히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다이어트는 언감생심이다. 결국 요즘 미모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44사이즈나 미스코리아처럼 에스라인 운운하는 것들도 결국은 메이커나 미디어의 주장이 아닐까 싶다.


일류 모델로 활동 중인 도아라, 이름 만큼이나 도도해 보이지만, 자신의 일에 독특한 시선으로 대하는 사진작가 강도경에 시나브로 빠진 모양이다. 그런데 강 작가의 과거 여자들이 한결같이 통통한 스타일이라고 하는 통에 일부러 살을 찌운다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다.


재미있는 건, 점쟁이로 등장해 도아라에게 이런 저런 지침을 주는 캐릭터가 과연 무슨 의미일지가 궁금했다. 위에서 말한 메이커나 미디어의 역할은 아닐까 하는, 누가 뭐라고 한다고 귀도 얇게 바로 따라하는 심리. 이 영화는 몇 가지 측면에서 해학적인 자세를 취하는데, 왜 통통한 모델은 피팅을 할 수 없나? 늘씬한 모델만 상품 광고 모델만 하란 법 없다. 등에서 말하는 모델의 기준은 얼마나 말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해당 제품, 해당 아이템에 잘 맞게 소화를 해내느냐에 달려있음을 실제 촬영장면을 통해 말하고 있다.


비키니 시즌이라며 시리얼만 먹기를 강요하고, 식스팩을 만들라며 닭가슴살 광고가 난무하는 요즘, 적당히 먹고 스트레스 안받는 생활이 최선임을 상기하기 위해 이 영화가 여배우에게 요구한 지시사항은 혹독하기만 하다. 상당한 노출과 여배우로서는 하기 쉽지 않은 살찌는(살찐이 아닌) 역할을 해낸 배우 이소정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무대인사 때 본 그녀는 살찌기 전보다 더 말라 있었다.  무엇이든 적당한 게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건데. 

 

 

 

 

 

 

 

 

 

 


통통한 혁명 (2012)

8.6
감독
민두식
출연
이소정, 이현진, 이무생, 탁트인, 김지태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일본 | 87 분 |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