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새미의 어드벤처 2 - 최고급 아쿠아리움보다 좋은 자유

효준선생 2012. 7. 31. 00:09

 

 

 

 

1편에서 세계일주를 떠난 새미와 레이는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손주 리키와 손녀 엘라가 바닷속 구경을 하려는 걸 돌봐주려던 찰나 밀렵꾼들이 나타나 두바이에 있는 아쿠아리움으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온 바다를 제 안방처럼 돌아다니던 그들에게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아쿠아리움은 여생을 편히 지날 수 있는 요양원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그곳을 탈출해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살기를 원할까 영화 새미의 어드벤처2의 이야기는 새로운 모험담을 갖고 시작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닷거북이다. 실제로도 바닷거북의 남획으로 인해 그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나온다. 극소수의 관람꾼을 위해 갇혀 살아야하며 그곳이 제아무리 초현대식 시설물이라 해도 피붙이와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할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이제 갓 태어난 손자와 손녀의 대활약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고마운 영화다. 앙증맞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두 마리의 새끼거북은 1편에서 본 새미와 레이의 그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거북의 수명이 인간보다 길다는 데 착안하자면 이미 수십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는 설정인데, 이번에 오일 달러를 자랑하는 중동으로 가는 걸 보니, 의미가 있어보인다.


이 영화의 초반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잡혀간 할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여러 가지 생물들, 그 안에서 왕초노릇을 하는 빅디, 사람으로 치면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바닷가재인 루루, 너무 못생겨서 뱃사람들이 그물에 잡히면 바로 던져버린다해서 물텀벙이로 불리는 블로브 피시 짐보, 빅디의 부하들인 곰치 형제들과 그 외 여러 가지 물고기 캐릭터들은 새미와 레이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다. 워낙 다양하 캐릭터들이 등장하기에 그들을 보는 것도 즐겁다.


상대적으로 할아버지와 헤어져 바닷속을 유영하던 엘라와 리키는 분홍 문어인 마가렛과 그의 딸인 에나벨을 만나며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조언을 듣고는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워낙 힘도 딸리고 세상물정도 모르는 두 아기 거북은 과연 할아버지와 다시 만나, 그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아쿠아리움의 다양한 물고기들의 입을 통해, 산다는 것은 반드시 바닷속으로 나가야만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는 평생을 통해 정주할 집한 채 마련하려고 발버둥치지만 누구는 죽을 때 가지고 갈 돈도 아니라면서 버는 족족 다쓰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이 영화의 아쿠아리움이 그렇다. 자연사 하기 전까지 그 안을 헤엄쳐 지내며 위험한 천적 물고기를 만나지도 않을 것이며 주는 밥 잘 먹고 가끔 사람들 앞에서 재롱만 부려주면 모든게 만사형통인데, 과연 바다로 나가려는 생각은 욕심일까?


나이가 들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생각도 보수적으로 변해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도 많다. 하지만 어린 바닷거북이 말한 것처럼 더 넓은 세상을 접하는 것도 그 어떤 가치보다 위에 있다는 말, 인간들도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루 일상이 루틴하여 변화도 없이 주는 밥 먹고, 정해진 날짜가 되면 그제서야 웃음 짓는 월급쟁이로 사는 우리들은 결국 갇힌 목숨은 아닐까 싶다.


이 영화, 유체의 흐름을 표현해낸 기술력과 안경을 쓰지 않으면 한시도 화면을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입체효과에 만전을 기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더빙은 요즘 잘나가는 아이유등이 맡아서 상당히 안정적인 대사를 구사한다.  스무살의 그녀, 도대체 못하는 게 없는 듯 싶다.

 

 

 

 

 

 

 

 

 


새미의 어드벤쳐 2 (2012)

Sammy's Adventures 2 
9.9
감독
벤 스타센
출연
이기광, 아이유, 김원효, 팻 캐롤, 카를로스 맥컬러스 II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벨기에 | 92 분 | 2012-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