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명탐정 코난 : 11명째 스트라이커 - 낙오자란 없다, 잠시 쉬어갈 뿐이다.

효준선생 2012. 7. 28. 00:30

 

 

 

 

 

일본 J리그가 출범한 지 20주년이 된 해다. 한국에서는 83년 세미프로형식의 K리그가 결성되어 상당한 축구 발전을 가져왔는데 이를 목도한 일본 축구인들이 자극을 받아 세밀한 준비 끝에 자국리그를 만들어 냈다. 일본의 국기라면 야구를 들 수 있을 만큼 이미 야구에 몰입되어 있는 상황에서 축구가 얼만큼의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을 법한데, 철저한 지역연고주의와 수준있는 실력을 보여줌으로 인해 J리그는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무엇보다 서포터즈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돋보이는데 이번에 개봉한 명탐정 코난 11번째의 스트라이커는 바로 이 J리그 출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시리즈다.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특히 프로스포츠의 경우, 그 자체가 밥줄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그대로 도태된 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로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간혹 들려오는 인기를 많이 받아었던 왕년의 스타가 생활고 혹은 우울증들을 이유로 자살을 했다는 소식은 바로 이런 점에 기인한다. 이번 영화 속에서도 소위 J리거들의 불안한 입지에 대해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입단 계약을 앞둔 상태에서 사고로 인해 축구 선수 생명에 종지부를 찍을 수 밖에 없는 선수, 그에게 남은 건 무엇일까? 동료와 후배들이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겐 사회에 대한 불만과 스스로에 대한 자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기존의 시리즈와 큰 틀안에서의 구조는 엇비슷하다. 모종의 협박편지를 받고 몸만 어린애인 코난의 활약을 통해 여럿을 구해낸다는 얼개. 이번 영화는 축구장에 설치된 폭발물로부터 많은 인명을 구해내는 것으로 짜놓았지만 범인의 범행동기가 드러나면서 갖게 되는 연민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영화에선 두 번의 힌트가 제공된다. 첫 번째 힌트는 한자의 부수를 활용한 것으로 아이들에겐 교육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위로부터의 비, 밑으로부터 사람이 왼손으로 가르킨다”라는 걸 보고 전광게시판을 골라낸다면 당신 한자 도사인 셈이다. 그리고 두 번째 힌트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고 했다.


두 가지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코난은 자신의 거의 유일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보드를 타며 종횡무진 하지만 자기 스스로가 피를 보이는 무모함도 처음 보여주었다. 전작에서도 나왔지만 시간에 대한 강박은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건강이 허락지 않아 15분만 뛸 수 있는 아이와 사고를 당해 재활을 하면 경기 종반 15분 정도 코커로 활용해보겠다는 구단앞에서 화를 내는 전직 축구 유망주를 보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모두 다섯 명의 용의자를 놓고 추리를 펼치는 장면들이 전반부의 게임이라면, 강력한 용의자와 그야말로 파괴의 미학을 보여주는 후반부 장면은 액션이라고 할 수 있다. 양지에서 각광을 받는 실제 J리거들의 실명과 팀명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존재감도 없이 사라진 수많은 무명선수들에게도 한 줄기 빛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뿍 들었던 영화 명탐정 코난 그 16번째 극장판 이야기였다.  

 

 

 

 

 

 

 

 


명탐정 코난 : 11번째 스트라이커 (2012)

Detective Conan : The Eleventh Striker 
8.9
감독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시즈노 코분
출연
김선혜, 강수진, 이정구, 이현진, 타카야마 미나미
정보
애니메이션, 미스터리, 어드벤처 | 일본 | 110 분 | 2012-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