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다코3D:죽음의 동영상 - 소녀여, 이젠 편히 잠들면 안되겠니?

효준선생 2012. 6. 16. 00:12

 

 

 

 

염력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하고 죽은 여자아이가 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여자아이가 자라 학교 선생이 되고 나자 그녀 주변엔 이상한 일이 생긴다. 세상엔 죽음의 동영상이 퍼지고 선생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죽는다.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양, 사람들은 자살을 의심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는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 사다코3D:죽음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는 순간 모니터를 통해 산발을 한 여인의 머리카락과 자줏빛을 띠는 손이 나와서 보는 이의 숨통을 끊어 놓아 죽음으로 이르게 한다는 일본 공포영화다. 예전 영화 링을 본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장면 때문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경외의 대상인 귀신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던 장면. 이번 영화는 그 시리즈 물의 일환으로 시대에 맞춰 브라운관이 아닌 컴퓨터 모니터로 승격(?)된 셈이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보고 살까 회사업무차, 혹은 오락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켜놓은 상태로 지낸다. 그리고 인터넷이 활성화 된 이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한량의 정보가 흘러나오고 하루종일 인터넷을 들여다본다 해도 수 만분의 일도 채 읽어보지 못할 것이다. 영화 속 이른바 영매로 등장하는 남자가 이런 인터넷 세상의 특징을 잘 읽어내 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찾는 대상을 골라보려 한 것도 일리는 있어 보였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동영상이 문제가 아니라 모니터가 문제가 싶다. 이른바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우리 눈으로 보이는 부분, 만약 스마트 폰이라면? 귀신의 크기 역시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게 아닐까? 다시 말해 동영상이 플레이 되서 무서운 게 아니라 모니터에서 귀신이 기어 나와 목숨 줄을 노리는 게 무섭다면, 이건 모니터포비아라고 보면 적당할 것 같다.


여선생의 남자친구가 납치된 상황을 보자, 집안의 모니터 속 귀신의 습격을 피해 집밖으로 나왔지만, 결국 대형 광고 차량에 붙은 모니터 속으로 끌려들어간 것을 보면 단지 동영상에서의 공격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염력이란 정신계와 모니터라는 물리학의 충돌사이에서 공유할 수 없는 갭에서 대해서 영화는 충분한 개연성을 던지지 못했다. 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야했는지는 대강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을 죽여야만 다시 환생할 수 있다는 설정,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져 가는 괴생물체가 사람이 아닌 곤충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차분하게 설명하기보다 완력으로 밀어붙여서 의심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람은 무서움을 느낄 때 표현을 모골이 송연해진다고 한다. 직접적인 귀신이나 살인마의 등장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들이 나타날 때까지의 주변의 변화들이 더 무섭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 영화에선 그걸, 카메라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특히 뭔가가 부서지는 것으로 치환해냈다. 이 영화 제목에서 보다시피 입체효과를 노리고 제작되었다. 유리가 깨지고, 모니터에서 손이 튀어나오고, 나비가 덤벼드는 장면은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그렇다고 놀라서 기절할 정도는 아니다. 한 번 놀란 장면은 반복된다고 다시 놀라지는 않는다. 이미 학습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안 무섭다”라는 마음속 주문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후반부, 원수갚기에서 시작된 심령물에서, 괴수의 등장으로 갈무리한 크리쳐 액션물로 탈바꿈된 모양새를 보인다. 공포의 요소가 사라지고 남은 자리엔 싸움과 도망이 남았으니, 우리의 여주인공이 휘두르는 몽둥이 찜질에 박수를 보내며 환호를 하다보니, 어느새 다음 편을 기다리라는 암묵적 메시지가 떠버렸다. 사다코는 여자의 이름이며 그녀가 왜 죽었는지 혹시라도 미진하게 알 수 밖에 없었다면 이 영화의 이번 시리즈물은 절반의 성공일 것 같다.


그리고 역시 공포물엔 여자의 소프라노 소리 지르기가 제격이며, 일본의 학원물답게 적지 않은 눈요기를 제공해주는 바, 일본 컨텐츠를 사랑하는 성향이라면 한번 쯤 봐줘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소복을 입은 일본 귀신, 어딘지 낯설지가 않다.

 

 

 

 

 

 

 

 


사다코 3D : 죽음의 동영상 (2012)

Sadako 3D 
5.5
감독
하나부사 츠토무
출연
이시하라 사토미, 세토 코지, 타카하시 츠토무, 소메타니 쇼타, 타카라 히카리
정보
공포 | 일본 | 95 분 | 201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