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다가스카3 - 서커스 하나로 우린 모두 하나

효준선생 2012. 6. 3. 00:35

 

 

 

 

 

얼마전 서울대공원에 있는 돌고래 제돌이의 행처를 놓고 왈가왈부한 일이 있었다. 수 년간 좁은 공간안에서 인간들의 눈요기를 위해 공연을 해 왔던 돌고래를 이제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게 합당한지 여부에 관해서였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처음엔 좀 힘들어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연방사가 제돌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겠나 하는 주장이고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갇혀 지냈던 동물이 오히려 낯설어 하거나 혹은 일찍 죽을 지도 모른다는 견해였다. 둘다 일리는 있어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왜 인간들은 돌고래 쇼를 보며 즐거워해야 하는 지, 만약 안본다면 그건 제돌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인간을 위한 것이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말을 할 수 없는 제돌이의 의견을 들어 수는 없지만 이름에서도 정체성을 밝힌 바 제돌이는 제주 앞바다로 돌아가야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제2의 제돌이도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단 제돌이 뿐만이 아니다. 자연에서 뛰어 놀던 수많은 동물들은 인간들의 관람편의를 위해 좁디 좁은 공간에서 어기적거리다 자연 수명을 마치기 일쑤다. 아프리카산 코끼리는 왜 과천에 와 있어야 하는 지, 남태평양을 유영하던 상어가 왜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말이 통하지 않아서일뿐, 수구초심은 모두 마찬가지다.


영화 마다가스카3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3D입체효과가 매우 흡족한 편이고 다양한 동물들이 펼쳐내는 서커스 공연 장면이 눈을 휘둥그레 해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엔 그들 동물들을 잡아 박제로 만들려는 소위 유해동물단속반원들과 동물 서커스로 재미를 보지 못한 단장이 동물들을 팔며 보여준 행태와 서커스를 보면서 만족하지 못하다며 툴툴거리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의 품질과 상관없이 씁쓸했다. 물로 이 영화가 동물 학대를 그린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뉴욕의 동물원을 나온 일단의 동물들이 천신만고 끝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지만 그들을 잡으려 혈안이 된 단속반원과 짧은 기간이지만 함께 서커스를 통해 하나됨을 배웠던 같은 동물들과의 우애를 그려낸 알찬 내용의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다.


볼거리나 색채에 현혹되어 사회적 메시지를 간과하기 쉬울 듯 한데, 이 영화는 구식과 신식이라는 가치관의 충돌도 그려내고 있다. 그동안 동물들을 훈련시켜 앉아, 일어서, 굴러 밖에 하지 못했던 구식 서커스단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동물원 출신 동물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쇼를 구성해 낸다는 점, 공연 도중 사고를 당해 다시는 공연을 하지 못하고 있던 호랑이가 자극을 받아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이겨낸 점, 주목할 만한 점은 여러 캐릭터 중에서도 의인화를 시키지 않은 말레이곰이다. 여우 고양이와의 멜로라인을 그리고 있는데 왜 그 만이 사람의 말을 하지 않는지, 어쩌면 이 영화속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사람이고 그 만이 진짜 동물대접을 받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유럽 몬테카를로, 로마, 런던을 거쳐, 미국 뉴욕에 이르기까지, 인디애나 존스처럼, 혹은 프랑스의 아동 모험극 틴틴처럼 모험과 활극에 버금가게 만든 재미는 인정하고 싶다.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가 훈훈하고 이 중에서 한 두개의 캐릭터는 단독으로 등장하는 스핀오프로 재탄생 할 지도 모르겠다. 시리즈 물이므로 4탄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한데, 마다가스카로 보내진 정말 악독한 유해동물단속반장 캡틴 드뷰아는 또 나올까?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 (2012)

Madagascar 3: Europe's Most Wanted 
9.5
감독
에릭 다넬, 톰 맥그래스, 콘라드 버논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 락, 데이비드 쉬머, 제이다 핀켓 스미스, 프란시스 맥도맨드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미국 | 94 분 | 201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