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이드: 첫번째 습격 - 들어가는 건 쉬워도 나가긴 어려워

효준선생 2012. 5. 17. 00:50

 

 

 

 

 

 

세상에 일당백도 이럴 수는 없었다. 목숨이 열개는 될 법한 경찰과 마약상 조직과의 한판 전쟁과도 같은 싸움질, 누가 이길까라는 결과에 대한 예측보다 어떻게 전개될까가 더 궁금했던 영화. 정말 보기 힘든 인도네시아 리얼 느와르 영화 레이드는 독특했다.


영화 아저씨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엔 원빈과 타나용이라는 태국 배우가 선보인 독특한 스타일의 무술솜씨도 있었다. 짧지만 강렬했던 사우나 대결씬의 무술이 바로 실랏트 라는 동남아 특유의 전투 무술이다. 바로 이 실랏트에 기초하여 몇가지 극진 무술을 첨가해 인간의 육체가 선보일 수 있는 각양각색의 대련들이 수없이 쏟아져 선을 보인 영화가 바로 레이드다.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침투한 슬럼 아파트, 그 안에는 바퀴벌레처럼 득시글 거리는 조폭들도 가득하고 소탕은커녕 제 한 목숨 부지하기도 어려운 그곳에서 살아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모종의 계략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주인공의 분노게이지는 폭발한다는 설정이다. 거기에 약간 손발이 오그리지만 형제간의 우애가 담기면서 지금은 거의 실종된 느와르의 냄새도 풍기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좁은 공간을 활용한 치고 받고 싸우는 액션이다.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잠재적 폭력성까지 끄집어 내야 하는 상황, 뒤로 갈수록 사람이 죽는 장면들이 거칠고 잔인해졌지만 그래야만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겠다는 사심이 가득 들어간 것 같았다. 특히 겉모습만 봐서는 참 없어보이는, 조직내에서 서열도 분간하기 어려운 중간 보스와 주인공 형제와의 1대 2 끝장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인데, 사람이 그렇게도 안 죽는 구나와 그렇게도 죽일 수 있겠구나라는 극한의 설정을 다 보여준다.


경찰임에도 경찰을 믿을 수 없고 조폭임에도 조폭을 믿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형이 동생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설령 밖에 나간다고 해서 네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겠냐는 말, 영화를 다보면 그말이 맞겠다는 수긍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도네시아 특유의 찐득한 이미지가 가득찬 영화, 수컷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한, 허름한 맨션안에서의 육박전에 가까운 싸움질, 생존을 위한 것들이지만 그 날 것 같음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던 영화, 레이드였다.    

 

 

 

 

 

 

 


레이드 : 첫번째 습격 (2012)

The Raid: Redemption 
8.7
감독
가레스 에반스
출연
이코 유와이스, 도니 알람시야, 야얀 루히안, 레이 사헤타피, 조 타슬림
정보
액션 | 인도네시아 | 101 분 | 201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