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배틀쉽 - 아메리칸 히어로, 죽지도 않고 또왔네

효준선생 2012. 4. 28. 00:06

 

 

 

 

영화는 영화자체로 봐야 함에도 간혹 그런 생각을 거부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못마땅한 경우가 있다. 일종의 터부라고도 해야 하는데 미국의 우월주의도 그 중 하나인 듯 한게 바로 영화 배틀쉽이다.


개망나니같은 별볼일 없는 장정이 형의 반 강요에 따라 해군에 입대하고 기초 군사훈련은 받았는지도 모르는데 어느새 중간지휘계급에 올라있었다. 거기에 외계인과 전투끝에 명령권자가 사망하자 졸지에 수많은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임시 수장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런데 이 남자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날로그식 부표 레이다를 조작할 수 있는 일본병사에게 “니가 왕해라”며 알아서 뒷선으로 물러난다. 그럼에도 영화는 열심히 개과천선의 좋은 예인 양 이 친구를 영웅으로 만들지 못해 안달을 한다.


외계인과의 한판 승부를 다룬 무수한 영화중 스케일은 상당히 컸지만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 구체적 목적, 그리고 그들은 왜 선제공격은 하지 않는 건지, 양서류의 피부를 가진 인간의 형상임에도 다들 파충류라고 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런 엄청난 크기의 전략무기(?) 무기가 낡아빠진 군함이 쏘아대는 함포 몇 대에 초토화가 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게다가 위의 스토리를 이어붙이는 점프컷도 도무지 예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란했다.


탁자위에서 놀 수 있는 보드게임에서 힌트를 따와서 만든 영화인지라 외연의 확대없이 오로지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모든 것을 완수하려다 쫑을 낸 외계인과 외부와 차단된 상황에서 새 구축함은 철저하게 망가지고 만든지 6~70년이나 지난 장식품과 같은 미주리호 한 대로 승부를 건다는 점은 이 영화가 미국이 한때 잘나가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 역시 의심스러웠다. 진주만 폭격으로 강대국으로 부상하려던 당시 미국의 자존심을 그나마 되살려 준 미주리호, 그리고 퇴역해서 증손주나 돌볼 나이의 할아버지들이 마치 사열이나 하듯 열 맞춰 등장하는 모습등은 그야말로 코미디였다. 아메리칸 히어로는 만화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았다. 외계인과 맞선 상황에서도 이들의 활약상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어야 했다. 외계인들의 최신 무기가 중국령 홍콩이 아닌 서울을 초토화 하지 않음에 감사해야 하고 일장기가 나부끼는 구축함 위에서 억울하면 니들도 힘을 키워라는 명제를 던져주는 그들. 보는 내내 불편한 속내를 감출 수 없지만 바다위에서 굉음과 섬광을 뽐내며 마구 헤집어 주는 폭발장면에 입을 헤 벌리면서 "그레이트"를 외쳐야 하도록 만드는 이 영화는 대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이 영화 처음 보았을때 앞부분 10여분을 놓친 관계로 다시 재관람을 했다. 뭔가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해서, 그런 선택이 별로 현명하지 않음은 바로 알게 되었고, 아이맥스가 아닌 일반 상영관 관람시, 시시해졌다고 하니 그 현명치 못한 선택이 더욱 확실해졌다.     

 

 

 

 

 

 


배틀쉽 (2012)

Battleship 
6.5
감독
피터 버그
출연
테일러 키취, 브룩클린 데커, 리암 니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리한나
정보
액션 | 미국 | 131 분 | 201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