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점프아쉰 - 에둘러 돌아온 청춘은 다시 도약한다

효준선생 2012. 4. 22. 01:03

 

 

 

 

 

한국에 소개되는 대만 영화는 규모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볼거리 위주의 스케일도 크지 않지만 한국인의 정서에 적잖게 부합된다. 아무래도 같은 동양권의 국가에다 비슷한 면적에, 외국의 간섭을 많이 받았다는 점들이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것 같다. 지금은 대륙과의 관계 때문에 많이 소원해졌지만 처음 중국어를 배웠을 때는 대만에서 만든 중국어 교재로 시작했다. 발음 기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듬해 대륙식 발음기호를 새로 익혀야 했을 때 많이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본 대만 영화 점프 아쉰의 원래 제목을 보니 “떼굴떼굴 굴러라 信아!” 였다. 아마도 중국어 대본이 아닌 영어 대본을 보고 제목과 자막을 뽑은 모양이다. 정확하게는 쉰이 아니라 신이 맞지만 영화를 보니 주인공 이름이 쉰에 가깝게 들리기도 했다. 아마 사투리의 영향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제각각 지방언어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주인공 아쉰과 여주인공, 체조 코치는 표준어에 가까운 대만어를 구사하지만 아쉰의 엄마와 깡패들로 나오는 배우들은 푸케니즈라고 부르는 복건쪽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


제목에서 얼핏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체조를 기반으로 유망주였던 청년이 신체적 결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뒤 폭력 조직원이 되었다가 친구를 잃고 나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체조 구름판으로 돌아온 다는 이야기다.  세상에 나와 남보다 탁월한 재주 하나 가지고 있다는 건 행운이자 복이다. 아쉰에겐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가 약간 짧은 핸디캡이 있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또 한명, 삐삐 회사의 통화 안내원으로 나오는 여자, 그녀 역시 청춘을 저당잡힌 아픔을 이겨내고 아쉰에게 카운슬러를 해주며 아쉰에게 지쳐 쓰러지지 않는 조력자가 된다. 그녀를 향한 카메라가 그녀의 얼굴만 클로즈업 한다는 사실은 영화 말미에 반전이 된다.


그러고 보면 아쉰은 행복한 녀석이다. 아쉰을 조직으로 끌고 들어간 친구도, 어린 시절부터 함께 체조를 하던 정슈도, 삐삐 안내원도, 그리고 가족과 코치도, 심지어 그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던 조폭 두목의 아들도, 결국 아쉰에겐 힘이 되어주니 말이다. 그럼 아쉰이 해야할 일은 열심히 운동하는 말고 무엇 다른 게 있겠는가.


이 영화 배경이 1990년대 중반 대만의 지방도시인 의란현인지라 전반적으로 복고풍으로 그려졌다. 줄기차게 입고 나오는 펑퍼짐한 청청 패션과 요즘은 볼 수 없는 삐삐 연락방식도 오랜만에 보는 것이지만 그 아날로그 방식 때문에 둘이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둘은 오로지 통화로만 서로를 인지함에 좀더 애틋했는데, 마지막 경기장에서 둘이 조우했을때 아쉰이 그녀를 알아보았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청춘을 남들보다 에둘러 돌아온 아쉰, 남들과 다른 과정을 거친 셈이지만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청설에서 순수청년으로 나온 펑위위엔이 이번엔 엄청난 식스팩으로 무장한 체조선수로 열연을 했고 영화 타이페이 카페스토리에서 계륜미의 동생으로 나왔던 임진희가 삐삐회사 안내원으로 등장한다.

 

 

 

 

 

 

 

 

 

 


점프 아쉰 (2012)

Jump Ashin! 
7.7
감독
린 유쉰
출연
펑위옌, 임진희, 가우륜, 진한전, 용소화
정보
드라마 | 대만 | 126 분 | 2012-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