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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 3D - 사랑엔 정말 조건따윈 없는 걸까?

효준선생 2012. 4. 9. 00:02

 

 

 

 

 

흔히들 억세게 생긴 남자와 곱상하게 생긴 여자 커플을 보면 대놓고 미녀와 야수라는 별명을 붙이며 관심을 피력한다. 미녀라고 불리는 여자는 다행이지만 야수라고 불리는 남자는 미녀를 얻었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 미녀와 야수라는 대명사가 생긴걸까


1991년 전래동화를 각색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가 디즈니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개봉당시 상당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었는데, 그 이면을 찬찬히 뜯어보면 사랑과 결혼의 조건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는데 일조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시 심각하게 이런 생각없이 그저 괴물급 외모의 남자가 미녀의 진실한 사랑을 얻어 마법이 풀리며 두 선남선녀가 잘먹고 잘살았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본 미녀와 야수 3D를 보면서 이 영화의 주제는 당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컨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좀 날을 세워 생각해보면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힌 여자는 현실에서는 자기만 알고 매너없이 구는 남자도 피할 겸 아버지를 구한다는 구실도 만들 겸 자발적으로 성안에 들어온 건 아닐까 악역으로 나오는 개스톤은 성격만 빼고는 마을 처녀들의 환심을 사고 있었다. 사냥도 잘하고 돈도 많고 비주얼도 그만하면 괜찮았다. 그런데 유독 벨은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매너가 꽝이라는 점 하나때 문이었다. 그런데 성안에 갇혀 늘 접하는 야수의 경우, 동물 급 외모지만 자신을 챙겨주려는 마음 씀씀이와 무엇보다 엄청난 재력으로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성의 안주인 행세도 가능하리라 생각한 것은 아닐까 야수로 나오는 성주의 경우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자와 수소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지만 분명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 정도라면 최소한 사랑의 조건 중 외모 하나만 빼면 그럭저럭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벨이라는 미모의 처녀입장에서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야수의 눈으로 보면 좀더 현실적이다. 마법에 걸린 그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한 여자의 진심어린 사랑을 얻는 것 뿐이다. 그러니 상대가 이쁘든지 말든지, 부자든지 말든지, 일단 자기 옆에 머물러야 가능했다. 주변의 조언들을 들은 이유도 있지만 어차피 자신의 존재를 알아버린 유일한 여자인 벨에게 미련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벨이 자신만큼이나 못생겼다면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짓궂은 셈법이지만 다시 준수한 왕자로 돌아와서는 벨을 쫒아내지나 않았을까?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성주 뿐 아니라 주변인물들까지 모조리 마법에 걸렸다는 설정이다. 성안의 물건들이 의인화가 되어 벨과 야수가 된 성주의 조력자가 되고 이들이 없었다면 영화는 정말 심심했을 것이다. 아무튼 입체효과를 덧붙여 21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영화 미녀와 야수 3D, 야수처럼 생겨도 좋으니 돈도 많고 벨처럼 아리따운 여자의 사랑도 얻어보고 싶다면, 칼처럼 떨어지는 디지털 느낌보다 아날로그 감각이 오히려 좋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 선택해볼지어다. 

 

 

 

 

 

 

 

 

 


미녀와 야수3D (2012)

Beauty and the Beast 
9.1
감독
게리 트러스데일, 커크 와이즈
출연
페이지 오하라, 로비 벤슨, 리처드 화이트, 제리 오배치, 데이비드 오든 스티어스
정보
애니메이션, 뮤지컬 | 미국 | 85 분 | 201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