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타이타닉3D - 오랫만에 봐도 그 감동은 여전하다

효준선생 2012. 4. 7. 00:41

 

 

 

 

 

1998년, 대한민국은 암울하게 시작했다. 영리하지 못한 국정운영과 경제정책 실패로 야기한 소위 IMF체제를 굴욕적으로 받아들인 97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극장가엔 상영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던 헐리웃 영화 한편이 걸렸다. 한편에서는 금모으기 운동이 한창인 그 시점, 제임스 카메룬이라는 이름의 감독이 선사한 영화 타이타닉은 한국인에게는 내용 그 자체가 자신의 처지에 체화되어 수용되었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 나라가 세워진 이후 몇 번 겪어보지 못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절박함이 극한에 이르렀을 무렵 가난한 총각과 돈에 팔려 결혼을 해야 했던 처녀의 도망행각, 그리고 비극적 운명에 다들 눈시울을 붉혔으며 가라앉고야 마는 그 거대한 타이타닉의 모습이 대한민국, 아닌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 없는 살림에 극장에서 편하게 보지 못하고 두 개로 나뉘어 출시된 VHD홈비디오를 대여해 온 가족이 돌려본 영화, 타이타닉, 당시로서는 최고의 기록인 460여만명을 동원한 영화는 이듬해 한국 영화 쉬리에 의해, 21세기가 시작되고도 10년이나 지난 지지난해 개봉한 아바타에 의해 기록이 깨질 때까지 기록적인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당시 물,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치고 잘된 영화가 없다는 영화판의 속설을 깨 화제작이기도 했으며, 투자한 만큼 뽑을 수 있다는 대작불패의 신화를 만듦으로써 본격적인 블록버스터 시대로 진입한 물꼬를 튼 영화였다.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에서도 신분계급은 존재했다. 1912년 4월 몰락한 집안의 딸 로즈는 억만장자 칼에서 시집가기 위해 배에 올랐고 어설픈 그림 솜씨뿐이었던 가난뱅이 잭은 3등실에서 기숙하는 신세였다. 경제력은 그 둘이 만날 수 없게 만들었지만 인연은 따로 있었는지도 모른다. 칼의 무례할 정도의 자신감은 로즈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고 잭의 순수함은 어쩌면 상대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좁은 공간, 배 안에서의 사랑의 도피 행각이 절정으로 다다르는 순간, 이별은 그들의 운명이었다.


배는 바다를 가르며 질주하지만 배안의 사람은 오로지 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빙산에 부딪쳐 점점 가라앉는 배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은 억만장자가 아닌 나와 이야기가 통하는 가난뱅이 당신뿐이라고 외치는 것뿐. 추가로 언급하자면 타이타닉호가 등장할 무렵 그 당시 사회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사가 영화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프로펠러 구경을 하려다 빠질 뻔했다고 하니 그러게 여자는 기계와 친해지면 안된다고 하는 말, 옆 자리의 여자아이가 의자 등에 기대고 앉아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여자는 그렇게 앉으면 안된다며 꼿꼿하게 앉도록 가르치는 장면, 결혼하기도 전에 여자는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화를 내는 약혼남의 모습등은 그 당시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코르셋 끈을 묶어주며 마치 여자의 앞날을 암시하는 모습도 놓쳐서는 안될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 영화가 호응을 받았던 이유를 언급한 리뷰를 보면 대략 이런 것들이다. 사랑앞에서 돈은 문제 될 게 없다. 대신 레오날드 디카프리오처럼 생겨주면 된다. 그리고 갇힌 공간에서 좀더 절실하게 서로를 갈구하며 극적인 이별장면에서 나오던 아쉬움,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가 현재의 어느 할머니의 회고며, 어쩌면 남자도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암시들, 무엇보다 뱃전에 붙어 양팔을 벌려가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던 장면, 엔딩을 강하게 장식한 셀린 디옹의 주제가. 이런 요소들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재난 영화를 풍성하게, 그럼으로써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평들이었다.


좋은 영화는 보고 나서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다. 그 이후 2,3번이나 안방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며 장면, 장면이 새롭고 저런 장면이 있었나 싶게 기억속에 공고하게 새겨둘 정도였으니 영화 타이타닉이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 끼친 이미지란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그 과거의 영화를 복기해볼 참으로 수 백 억원의 돈과 최근의 기술력을 가미해 3D리부팅 타이타닉이 개봉한다. 타이타닉의 외화 관객 수를 압도한 아바타가 어쩌면 입체영화의 새로운 장을 제시 했다면 이번 타이타닉 3D영화는 추억의 명화에 테크놀로지를 덧입혀 관객에서 선을 보이는 일종의 선물과 같은 이펙트를 줄 것 같다.


입체영화는 만화영화에나 적용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몇몇 영화가 깨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이 드문 탓에 타이타닉 3D의 성적표가 궁금하다. 더불어 기술상의 문제로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음향과 음질을 튜닝하고 원근을 조절해가면 돌출지게 보이는 영상은 새롭다. 얼마나 관객들 앞쪽으로 튀어나오는 지를 입체영화의 효과로 재단하며 공중부양과 파괴적 폭발장면을 무자비하게 삽입하는 요즘 영화와 달리 지금 입체영화를 보고 있는지 잠시 잊고 있을 만큼 부드러운 느낌이 좋다.

 

웅장하다 못해 마치 삼라만상을 모조리 싣고 달리던 노아의 방주처럼 보이던 타이타닉의 침몰장면을 거대한 화면에서 감상하는 것이야 말로 이 영화의 최고의 마케팅 포인트가 될 듯 싶다. 가진 자들의 허세와 이룰 수 없는 신분상의 갭을 극복한 커플의 애틋한 사랑영화가 핵심 포인트였던 영화 타이타닉을 추억에서 다시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네번째가 제가 남긴 한줄평입니다^^

 

 

 

 

 


 

 

 

영화 타이타닉3D를 슈퍼액션 아이맥스 체험단의 일원으로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본 상암 CGV입니다. 아이맥스관은 상암외에 용산과 왕십리에도 있습니다.

 

 

 

 

 

 

 

원래 자리는 중간에서 약간 오른쪽에 치우친 곳인데 맨 뒷좌석이 비어서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3D영화라 그 편이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이라는 영화 자체가 큰 화면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네요

 

다음에는 용산이나 왕십리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