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타이탄의 분노 - 제우스신 구출 대작전에 나서다

효준선생 2012. 3. 30. 00:04

 

 

 

 

 

신이 선이라면 타이탄은 반드시 악의 굴레를 뒤집어 써야 맞는 건지 모르겠다. 인간의 마음속에 신은 불멸불사의 존재로 인간과는 다른 영험한 신성으로 추앙받아야 마땅함에도 오히려 인간만도 못한 모습으로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대체 신과 인간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묘사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만도 했다. 영화 타이탄의 분노는 신중의 신이라는 제우스의 추락과 죽음, 거기에 반대편에 서있던 크로노스의 등장과 맞물려 대체 선악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못 비장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철학적 사유는 제로다. 선과 악을 구분짓기 보다 주인공인 페르세우스의 무용담을 중심으로 결국엔 더 많이 조명을 받는, 그래서 더 많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캐릭터들의 승리로 귀결시키는데 엄청난 화력을 쏟아 부었다. 영화속에서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이들의 행위로 설명을 대체했다. 워낙 많이 자주 다뤄진 캐릭터들인지라 대놓고 중간부터 시작하는데, 한마디로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형제와 조카, 사촌동생지간의 알력이 이 영화의 핵심소재인 셈이다.


이른바 서자 출신인 페르세우스에게 아버지 제우스는 아비를 아비로 부를 수 없는 홍길동의 신세인 셈이다. 그러나 자기의 동생이자 지옥의 신인 하데스와 제우스의 아들인 전쟁의 신 아레스의 잘못된 판단으로 세상은 그야말로 불지옥을 맞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불화의 근원을 바로 잡는 데는 설득이나 이해가 아닌 힘의 논리만이 필요했다. 당연하게 제우스의 씨를 받은 반인반신 페르세우스의 어깨에 던져진 책임감이다.


영화 타이탄의 분노는 제우스의 숙적인 소위 “나쁜 신”의 우두머리인 크로노스의 분노라고 보면 된다.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자의 분노를 대제목으로 뽑은 건, 어찌보면 주인공으로서는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노의 표출은 엄청나게 구르고 얻어맞는 인간의 모습에 더 가까운 페르세우스의 그것이 아닌가 싶었다.


싸움과 분쟁과 배신이 자리한 영화인지라 엄청난 화력과 타격감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깊게 들어가지 않느 시놉시스때무에 비는 구석은 오로지 화려한 폭발장면과 액션장면, 그리고 뭐니 뭐니해도 이 영화의 일등공신인 타이탄족들의 기기묘묘한 캐릭터 구경에 있다 하겠다. 머리가 둘인 괴수 키메라와 반인반수 미노타우르스, 샴쌍둥이처럼 생긴 마카이등은 생김새 자체가 인간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에 비해 신의 영역에서 사는 캐릭터들은 반듯하다 못해 인간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단지 인간은 죽으면 살과 뼈를 남기지만 신들은 죽으면 한줌 모래뿐이라는 사실이 다른 점이었다.


예전 인간들에게 공포의 대상은 귀신이 아니라 화산폭발, 지진, 해일등 자연재해였을 것 같다. 크로노스의 엄청난 규모의 발광은 볼케이노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 불구덩이 속을 뛰어 혈혈단신으로 들어가 한방에 크로노스를 제거해 버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아버지를 구한다는 확실한 목표를 가진 페르세우스의 패배를 점치기는 어렵다. 아들과 조용히 시골마을에서 살려고 했던 그에게 또다시 신분을 밝히고 인류 평화를 위해 나서달라고 하기엔 너무 단기필마가 아닌가 싶다. 엔딩즈음에서 후속편을 살짝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다음 제목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타이탄의 분노 (2012)

Wrath of the Titans 
8
감독
조나단 리브스만
출연
샘 워싱턴, 리암 니슨, 랄프 파인즈, 젬마 아터튼, 로저문드 파이크
정보
액션 | 미국 | 99 분 | 201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