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페이스 독 - 최초의 우주견 라이카를 추모하며

효준선생 2012. 3. 24. 00:00

 

 

 

 

1957년 가을 구 소련연방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와 2호를 연속해서 쏘아 올렸다. 그런데 무인 위성임에도 2호에는 개 한 마리를 같이 실어보냈는데 그 개 이름은 한국어로 멍멍이에 해당하는 라이카다. 생명체를 예측 불가능한 공간에 적재해 우주공간으로 보냈다는 사실이 매우 실험적이지만 당시엔 동물보다 인류의 미래를 담보한다는 생각에 그런 일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라이카는 모스크바 거리를 떠돌던 유기견이었는데 인공위성 탑승전에 몇 가지 적응훈련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라이카는 인공위성이 발사된 지 얼마안되어 죽고 말았다고 하니, 애견가가 들으면 상당히 슬픈 일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라이카의 희생 뒤로 유인우주선이 만들어지고 요즘엔 민간인들도 소정의 훈련을 거치면 우주공간으로 가볼 수 있는 세상이니 라이카의 희생이 헛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영화 스페이스 독은 어린이 감상용 만화영화처럼 보이지만 오늘날 우주과학의 발전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한 페이지를 소재로 한 것으로 교육적으로나 감수성 측면에서나 그저 재미만 전달받으려는 말랑한 만화영화와는 자못 그 궤를 달리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나 교육만화를 표방하지는 않는다. 엔딩장면에서 흑백사진을 채 보지 않고 일어서버리면 앞서 말한 일화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냈으며 영화 속 주인공인 벨카와 스트렐카는 라이카의 죽은 지 3년뒤 스푸트니크 5호에 실려 우주에 다녀온 스페이스 독으로 선배와 달리 무사귀환을 했다. 물론 의인화를 시키기 위해 스트렐카는 별자리가 된 아빠를 만나기 위해, 서커스단 멤버인 벨카는 유명해지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 우주선에 탑승하는 것으로 처리된다.


이들외에도 생쥐 레니와 다른 친구들이 스페이스 애니멀이 되기 위해 받아야 하는 고된 훈련과정은 우주인의 그것과 다름이 없었고, 특히 전직 서커스단에서 공주 대접을 받았던 벨카와 훈련견과의 러브스토리 역시 다 사연을 가지고 있는 스토리였다.


이 영화의 스토리텔러로 나오는 푸쇽은 소련이 미국 케네디 대통령에게 선물한 우주견의 한 마리로 등장하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벨카와 훈련견 사이의 태생이라 했다. 영화 초반부의 서커스 장면, 유기견 취급을 받아가며 도망치는 장면, 훈련받는 장면등등은 입체만화 특유의 질주감을 느낄 수 있으며, 기존 헐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좀 다른 질감의 만화영화를 느껴볼 수 있다.


시작은 어이없는 죽음으로 시작했지만 인류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바로 이들 우주견의 희생과 공헌에 이바지 받은 바 크다. 살아생전 우주에 가볼 기회는 없겠지만 만화영화를 통해서도 대리체험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   

 

 

 

 

 

 

 

 


스페이스 독 (2012)

Space Dogs 3D 
7
감독
이나 예블라니코바, 스비야토슬라브 우샤코프
출연
옐레나 야코플레바, 안나 볼쇼바, 예브게니 미로노프, 세르게이 가르마쉬, 알렌산드르 바시로프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코미디 | 러시아 | 106 분 | 201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