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콘트라밴드 - 마지막으로 한탕만 뛰자

효준선생 2012. 3. 26. 05:08

 

 

 

 

과거를 지우고 새 출발하려는 남자가 있다. 남자의 아버지는 여전히 감옥에 수감중인 걸로 보면 이 집안 내력이 그런 모양이다. 이 악연의 끈을 끊고 싶지만 살처럼 달라붙어 좀처럼 끊어내기 쉽지 않다. 이번엔 처남이 사고를 친 모양이다. 제 전공분야도 아닌 밀수를 하다 조직에게 약점을 잡혀 고초를 치루니 누나는 제 동생을 어쩌냐며 남편에게 은근히 도움을 청하는 눈치다.


영화 콘트라밴드는 전직 밀수 전문꾼이 손을 씻고 새 삶을 살던 와중에 처남의 저지른 과오를 덮어보려는 한 남자의 마지막 출항을 그린 액션물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겸 주인공으로 나오는 마크 월버그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극이지만 몸만 쓰는 무대포 액션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흥미진진했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더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는 코스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 다른 일을 위해 목숨마저 부지하기 쉽지 않은 선택을 강요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고뭉치 처남덕에 번거로운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닌 그의 앞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새겨볼 수 있는 자못 훈훈한 스토리로 꾸며져 있다.


밀수는 보통 배로 이루어진다. 미국 남부 항구에서 파나마까지 왕복하는 컨테이너선위에서의 긴박하면서도 땀이 배게 하는 아슬아슬함과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스릴러적 요소는 기본은 하는 액션과 더불어 이 영화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물론 혼자 이 많은 일을 해낼 수 없기에 선상에서, 파나마에서, 그리고 도움은 안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건 해주는 처남덕에 임무를 완성해낼 수 있다.


이 영화는 다방면에서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던져주기에 다혈질이거나 명석하지 못한 남자라면 제풀에 포기하고 말았을 상황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몰아붙이려는 힘의 원천은 바로 가족이다. 물론 이 안에 친구의 배신까지 덧입혀져 영화가 다층구조로 간다. 정리해서 한 건만 하기로 마음먹고 나선 밀수, 아내와 자식은 믿을 수 없는 친구에게 맡겨져 있고, 배 위에선 진행상황이 매우 여의치 않다. 목적지인 파나마엔 뭐가 자신을 기다리는 지 알길도 없다. 말썽꾸러기 처남은 엉뚱한 일을 꾸미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고, 중간 중간 싸움박질에, 카체이싱에, 도망도 잘 다녀야 한다.


이런 다양한 상황전개가 짜여진 콘티하에서 부지런히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마크 월버그가 동분서주하며 주변 인물을 아우르는 모습이 비단 제작자여서가 아니라 타이틀 롤로서 최선을 다하는 구나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탄탄해 보였다.


액션장면에서 점프컷이 많아 비약적이긴 한데 그렇다고 용인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줄기차게 똘똘하게 움직여 주고 엔딩에서 기막힌 반전이 하나 등장하는데, 거들먹거리는 선장에게 한 방 먹이는 장면은 상당히 재미가 있다. 물론 그 뿐이 아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과정에서 잠시 잊고 있던 물건 하나를 계속 포커스하고 있음도 있지 말아야 한다. 위조지폐보다, 마약보다 더 값어치 나가는 그 물건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여전히 감옥에 있는 아버지에게 마지막 복수를 기대하는 것으로 이 영화는 통쾌하게 끝을 맺는다.    


자질구레해 보이는 단서들을 뿌려놓고 막판에 문제해결의 실마리로 작동하게 만드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비록 밀수범들의 행위가 정당화 되어선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가족을 위협하는데도 멀건히 당하고만 있어서는 사내대장부로서 있어서는 안될 말이다. 마크 월버그의 다음 행보도 기대해본다.

 

 

 

 

 

 

 

 


콘트라밴드 (2012)

Contraband 
6.7
감독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출연
마크 월버그, 케이트 베킨세일, 벤 포스터, 지오바니 리비시, J.K. 시몬스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영국 | 110 분 | 201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