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청춘 그루브 - 우리도 한때는 잘 나갔던 때가 있었다

효준선생 2012. 3. 17. 01:01

 

 

 

 

수많은 자칭 뮤지션이 존재한다. 서로들 성공을 기원하지만 누구나 다 고지에 오를 순 없다.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한 채 소위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칭 황제소리를 들어가며 미래를 다짐하건만 쉽사리 오지도 않는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낙오하고 누군가는 그 판을 아예 떠나버린다.


영화 청춘 그루브는 힙합 그룹 램페이지스의 세 명의 멤버의 과거 이야기를 배경으로 해서 멤버교체의 후일담, 그리고 홍일점 멤버 아라가 숨겨놓았다는 사생활 기록 영상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통해 청춘의 독특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음악하는 친구들을 주연으로 한다고 해서 그들이 흔하디 흔한 오디션을 보거나 음반을 내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다거나 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해서 긴장감은 거의 없다. 대신 나름 뇌쇄적인 미소를 가진 여성멤버와의 불장난 동영상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이 영화의 메인테마다.


은밀한 동영상 유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는 영화속에서뿐 아니라 실제에서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잦은 편이기도 한데, 이미 해체된 한물간 힙합그룹이 왜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 바로 그룹 해체 이면에는 멤버 한 명의 배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그만 잘 나간다는 소문만 돌면 가능성 있는 멤머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주저앉히는 비정한 매니지먼트의 한계가 영화속에서도 보여졌다. 랩실력은 있지만 비주얼이 안된다는 이유로 세 명중 한명만 간택받은 이 그룹은 그렇게 해서 해체되고 다른 멤버를 충원해 완전 새로운 컨셉의 힙합그룹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과거의 일을 빌미로 이들 멤버는 옛 아지트에 모여앉아 지난 이야기를 하는데, 과연 얼마나 흥미로운 일일까 그리고 그 비밀 동영상은 실제로 있기나 한걸까?


그루브는 리듬을 탄다는 음악 용어다. 힙합을 한다는 뮤지션답게 건들거리며 거리를 걷는 모습이 그루브하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도 그렇진 않다. 반복되는 상황의 소개와 빵하고 터지지 못하는 유머, 굴곡없이 평행선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등등. 확실한 유인책은 부족해 보인다.


대신 단 한번의 합이지만 이영훈, 봉태규, 곽지민의 화음이 잘 어울리게 보여지는 연습실에서의 시퀀스는 귀도 눈도 즐거웠다. 특히 실제 현직에서 일하는 유명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눈에 띄여 반복되는 이야기의 피로감을 덜어주었다.


뭐든지 비밀은 없다는 교훈, 쓰레기통엔 언제나 못쓰는 것만 들어간다는 편견도 깰 법할 예시를 들어주는 영화, 장르 음악이 흥겨운 청춘 그루브였다. 

 

 

 

 

 

 

 

 


청춘그루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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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변성현
출연
봉태규, 이영훈, 곽지민, 변성현, 구본웅
정보
드라마 | 한국 | 94 분 | 201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