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디스 민즈 워 - 우정은 어디가고 사랑전쟁만 남았더냐

효준선생 2012. 3. 5. 11:51

 

 

 

 

 

영화 디스 민즈 워를 보니 요즘 CIS 요원들은 많이 안 바쁜 모양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 수집은 않고 연애사업에 불같이 달려드니 펄펄 끓는 그 열정을 가상케 여겨야 하는 건지. 죽음의 현장에서 목숨을 나눈 형제나 다름없는 터커와 프랭클린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연애에는 쑥맥인 여자 로렌을 두고 마치 타조처럼 돌진한다. 치킨게임을 방불케 한다. 누가 이길까?


정보요원이라는 인증이라도 해주듯 영화 초반 날렵한 작전 장면을 하나 삽입하고는 내처 연애사업에 몰입하는 두 요원의 모습을 보니, CIA가 저렇게 할 일이 없다는 건 세상에 드디어 평화가 도래한 건가 싶다. 쓰레기통에 종이를 뭉쳐 만든 공을 집어넣는 걸로 자존심 대결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저러고도 월급을 받는 구나 싶었다.


그럼 이 두 핸섬가이를 사로잡은 여자의 캐릭터를 보자. 스마트 컨슈머라는 소비자 대상으로 신제품을 홍보 마케팅하는 회사에 다니는 그녀, 키도 작도 나이도 어느 정도 들어보이는 그녀, 세탁세제는 잘도 고르면서 남자는 잘 못 고른다고 친구에게 늘 구박만 받는 그녀, 잘 못 만난 남자 때문에 신세 조지는 거 아니냐며 불안에 떠는 그녀에겐 과연 어떤 스타일의 남자가 어울릴까?


문제는 이 여자 양다리를 걸친다는 점이다. 양다리를 걸친다는 게 문제는 아닌 세상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녀가 양다리를 걸치고 간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두 남자가 알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아주 쉽다. 정보요원아니던가? 사랑은 외모, 학벌, 배경, 돈도 필요하지만 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영화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유능한 첩보요원답게 소리소문없이 그녀가 사는 집에 들어와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 심지어 좋아하는 물건까지 모조리 섭렵해 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빼낸 정보를 활용해 그녀의 마음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애를 쓴다.


국가를 위해 쓰라고 만든 고급 기자재를 맘껏 자신의 연애사업에 쓰고 있는 두 명의 정보요원과 그들의 “시다바리”들도 한심하지만, 이 지구상의 늑대들, 본심이 아니겠는가? 아주 쉽게 말해서 처제나 처남 될 사람에게 용돈 좀 찔러주고 언니나 누나의 정보를 좀 캐내려는 것과 진배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과정이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본인의 취향과 상관없이 개를 입양하고 나이트에서 빽을 써서 우선 출입하며 체면을 세우고, 서커스를 해가며 목숨을 거는 모습등이다. 그런데 이 과정들이 죄다 戀敵에게 노출되다시피 하니 뭐라도 진지하게 해나갈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숫컷들은 두 종류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방이 나 아닌 다름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경우 죽을 것 같이 달려들어 싸워 승리를 쟁취하고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라며 환호작약하거나 혹은 “나는 안돼”라며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는 스타일, 그런데 터커와 프랭클린은 제대로 만난 듯 싶다.


영화는 둘 중의 한 명을 선택하면서 막을 내린다. 큰 반전도, 역사적 소명의식이나 직업윤리도 따질 겨를이 없다. 오로지 확실하게 매력적인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여자를 두고 달려드는 두 명의 육식남의 모습이다. 살짝살짝 이벤트에 써먹어도 좋을 것 같은 아이템이 있으니 그런거나 좀 챙겨두면 좋을 법 싶다. 그나저나 난 톰하디 쪽(터커)이 좀 나아보이는걸.  

 

 

 

 

 

 

 

 


디스 민즈 워 (2012)

This Means War 
8.1
감독
맥지
출연
리즈 위더스푼, 크리스 파인, 톰 하디, 로라 밴더부트, 틸 슈바이거
정보
액션,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97 분 | 2012-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