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닌자보이 란타로 극장판 시끌벅적 방학숙제 대소동! -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효준선생 2012. 2. 27. 00:12

 

 

 

 

 

학창시절, 그것도 국민학교 학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다니던 시절, 방학숙제는 6년 내내 골치아픈 과제였다. 방학 초입엔 거들떠도 안 보다가 개학날이 다가오면 한꺼번에 몰아서 써낸 일기에 탐구생활에, 지금생각하면 조잡하기 이를데 없는 만들기 숙제까지 하려면 가족들이 모두 나서야 했다. 그런게 없어진 상급학교 학생일때도 나름대로 고민은 있었지만 방학숙제라는 건 왜 있었던 건지 지금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만팡 놀까봐 그런 배려(?) 한 것은 아니었을까 영민한 장삿꾼들은 누런 갱지 탐구 생활 답안을 적어 팔기도 했었으니 나름대로 대책은 있었던 셈이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만한 만화영화가 선을 보였는데 이름이 좀 길다. 극장에서 발권하면서 풀 네임이 생각나지 않아 그냥 란타로 달라고 했다. 영화 닌자보이 란타로 극장판 시끌벅적 방학숙제 대소동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과제를 제출하지 못하고 학교에 나타나지 않은 친구를 찾아오라는 일종의 미션 해결 과정을 그린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방학숙제를 나눠주는 선배의 실수로 각 학년별 과제가 모두 뒤죽박죽 섞여 버린 것이다. 즉, 6학년이 1학년이나 하는 잠자리 잡아오는 숙제를 해야하고 5학년은 2학년, 3학년은 6학년 숙제를 해야하는, 그래서 하는 친구도 있고 일부러 안한 친구도 있는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과제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성주님의 속옷을 가져오라는 과제를 받은 키산타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학교 선생님은 이에 놀라 다른 학생들에게 조를 짜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땅거미성과 해질녁성으로 가서 친구를 구해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기껏해야 10살 남짓한 아이들에게 전장으로 나가라는 설정이 웃기지만 애들은 나름대로 기지를 발휘해 가면서 친구찾기에 골몰한다.


이 영화는 단지 웃기려는 유머만 있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소중한 우정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라며 손을 내미는 調整의 배움을 얘기하고 있었다.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통솔하는 역할은 상급생에게, 아이디어를 내고 재주를 선보이는 역할은 하급생에게 나누어 주며 스스로가 문제 해결을 시도케 하는 과정이다. 당연히 과제를 하지 못해 학교에 오지 못한 키산타도 한몫 거들었으며, 학교안에서 열심히 무술만 배워온 아이들에겐 한 뼘 더 클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 된 셈이다.


그런 이유로 학교와 사설학원에서 교과목만 배우는데 여념이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분명 상기시켜줄 요소가 있고, 색감도 정서에 맞아 많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가 정글이 되어가는 요즘, 이 영화 보면서 한 숨 좀 돌리게 하면 안될까

 

 

 

 

 

 

 

 


닌자보이 란타로 극장판 : 시끌벅적 방학숙제 대소동!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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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후지모리 마사야
출연
타카야마 미나미, 타나카 마유미, 이치류사이 테이유, 코모토 준이치, 타무라 료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일본 | 79 분 | 201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