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맨 온 렛지 - 벼랑끝에서 무죄를 외치다

효준선생 2012. 2. 21. 00:15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탈옥을 감행하고 온 가족이 한 몸처럼 움직여 결국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설정은 꽤나 흡인력이 있어 보인다. 여기에 따라붙는 주변인물들의 신분을 끝까지 감춰가며 스릴러적 요소를 배가시킨 영화 맨 온 렛지는 간만에 본 옹골찬 범죄액션 스릴러물이다.


감옥에 처박혀 있던 닉 캐시디의 눈빛은 오랜 세월 감방에서 썪을 수 만은 없다는 듯 형형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애를 쓰지만 기결수인 그에게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망소식이 알려지고 겨우 외출을 허락받은 그, 드디어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한다.


영화 맨 온 렛지는 제목 그대로 난간에 매달린 남자가 주인공이다. 러닝타임 내내 뉴욕 맨하튼의 한 호텔 난간에 서서 그가 주도하는 작전을 수행함과 동시에 세상의 이목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종의 계획을 실천한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그의 무죄가 입증될 리 만무하다. 호텔 건너편의 보석거래소에 또 한 무리의 작전세력이 침투해 하나의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경찰들은 그런 그를 달래기 위해, 아니 없애기 위해 분투한다.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추락사를 각오하고 그 위에 올라간 것일까 그리고 그의 작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을 보지 않고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묘미를 갖고 보게 된다. 비록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엄청난 스케일은 없지만 액션 스릴러물이 갖춰야 할 요소는 충분하다. 미로를 찾아가는 침투조와 관심을 돌리기 위한 유인조, 제 3자의 조력자, 그리고 감춰진 또 하나의 인물. 늘 좋은 인상은 못 주는 경찰과 탐욕의 아이콘 재벌 회장님까지. 물론 콜라병 몸매의 미녀들도 빼놓을 수 없는 감초다.


이 정도가 되면 재미있는 영화의 “와꾸”는 다 갖춰진 셈이다. 닉 캐시디가 의도하는 대로 순서만 따라가면서 즐기면 된다. 큰 오차도 없고 난관도 많지 않다. 의도하지 않았던 반전이 하나 기다리고 있으며 스토리의 전후상황도 상당히 명쾌하다.


뉴욕이라는 메가시티엔 별의 별 인간들이 다 산다. 빌딩에 매달린 남자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중재자로 나선 여자 형사가 닉에게 말한다. 저 밑에 있는 사람들은 당신의 안전에 관심없다. 오로지 언제 떨어질까에만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기우였다. 결백을 외치는 남자에게 그들은 용기를 북돋아주었고 끝내 도우미까지 등장했다.


몇 해 전 미국에 불어 닥친 금융 위기의 쓰나미는 재벌들의 모럴 해저드를 유발했다. 좌초위기의 사업체를 살리기 위해 가지고 있는 가지고 있는 재산을 처분해 자구책을 마련하기보다 다이아몬드를 도난당했다고 해서 보험금을 타내는 악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 누명이라는 고초를 당하는 인물도 등장하게 된다. 법의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순응하며 살고 있을 것 같은 법치국가에서 자신의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 그리고 온 가족이 다 나서서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설정은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아바타의 샘 워싱턴이 고소공포증을 참아가며 고공낙하 씬을 소화했으며 마지막 반전까지 모조리 감상해야 할 영화다.  

   

 

 

 

 

 

 

 


맨 온 렛지 (2012)

Man on a Ledge 
9.2
감독
에르게스 레스
출연
샘 워싱턴, 엘리자베스 뱅크스, 제이미 벨, 에드 해리스, 에드워드 번즈
정보
스릴러 | 미국 | 102 분 | 201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