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철의 여인 - 마가렛 대처는 어떻게 재상의 자리에 올랐나

효준선생 2012. 2. 22. 00:10

 

 

 

 

마가렛 대처가 한참 활동하던 시기는 대략 1979년에서 1990년대 사이다. 약 12년의 세월동안 영국은 다사다난한 여러 해를 보냈고 처칠 이후 최고의 수상이라는 칭송에 어울릴 정도로 여장부로서 그녀의 활약은 알아줄 만했다. 냉전시대의 종반부에서 구 소련의 해체시기동안 세상은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그 와중에 마가렛 대처 수상은 늘 소신을 가지고 국제정세에 대응해왔으나 그녀의 말년은 쓸쓸해 보였다. 그녀의 정치적 퇴장은 국내 사정을 여유있게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영화 철의 여인은 마가렛 대처의 최근 동정을 그리며 시작한다. 그녀의 자서전에 싸인을 하면서 시작하는 영화는 그녀가 마가렛 대처가 아닌 처녀때 이름인 마가렛 로버츠라는 이름을 쓰면서 과거로 돌아간다. 평범한 식료품집 딸로 서민의 삶을 영위했던 그녀, 명문대학에 입하고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첫 번째 실패와 결혼 과정이 이어지면 그녀의 출세 가도를 담았다. 그러나 영화는 정치적 역정을 모조리 쏟아넣지는 않았다.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마가렛의 남편의 환영을 투입시키며 보내야 할 것들에 대한 마가렛의 미련과 연민을 마치 그녀가 아직도 수상이라는 환상 속에 사는 인물임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즉, 이미 죽은 남편이나 이미 물러난 수상이라는 자리는 그녀가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도닥거려야 할 것들임에도 그녀는 환영을 보거나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정치적 이슈가 터지면 텔레비전 수상기나 모임에서 마치 영국의 수상처럼 언급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 그녀는 수시로 타협은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덕목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마치 전쟁 통에 主戰파와 主和파가 격론을 벌이면 그녀는 주전파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 이면엔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있었을 테지만 여성이기에 늘 양보를 강요받고 심지어 업신여김까지 받았던 지난 시절에 대한 심리적 방어기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보수당의 기치는 말 그대로 보수적이다. 경제불황이 닥쳤을때도 인위적인 경제활동의 진작을 도모하며 자본을 투하해야 마땅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반대를 무릅쓰고 예산 축소를 주장했다. 그녀를 수상의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도 결국 공평한 세금부과에 반대하는 서민층의 반대때문이었다.


그녀가 남편에게 프로포즈를 받는 순간 그녀는 못을 박아두듯 말했다. 자신은 절대로 남편을 위해 내조를 하고 집안 청소와 설거지나 할 수는 없다고. 그런데 영화 말미 주름이 쪼글한 마가렛은 어느새 씽크대에서 찻잔을 닦는 모습이 비춰졌다.


이 영화는 메릴 스트립의 원맨쇼에 다름 아니다. 처녀 시절의 마가렛으로 나온 배우를 제외하고는 매 장면이 그녀를 중심으로 돌았다. 얼핏만 봐도 실제 대처 수상과 닮았다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분장은 탁월했다. 다소 앵앵거리며 코막힌 음성도 실제 대처 수상이 그러했을 것 같이 느껴졌다. 요즘엔 빙의되었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녀의 연기는 오스카의 여주인이 될 만했다. 다우닝가 10번지엔 원래부터 두 명의 인물이 살고 있지는 않았을까  

 

 

 

 

 

 

 

 


철의 여인 (2012)

The Iron Lady 
7.5
감독
필리다 로이드
출연
메릴 스트립, 짐 브로드벤트, 안토니 헤드, 리차드 E. 그랜트, 로저 알람
정보
드라마 | 영국 | 105 분 | 201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