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댄싱 채플린 - 카메라를 들고 아내와 춤을 추다(강추)

효준선생 2012. 1. 24. 00:02

 

 

 

 

발레가 보여주는 영상미는 인간의 움직임이 표현할 수 있는 극한점이다. 눈앞에서 보기 어렵다면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블랙스완이 여자 발레리나의 극도의 경쟁심에서 우러난 파국이라는 점에서 최고의 영화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영화 댄싱 채플린은 그 뒤를 이으려고 한다.


쉘 위 댄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크리에이티브 공연장면을 덧붙인 독특한 컨셉의 영상물이다.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1막에서는 댄싱 채플린을 영화화하기 까지의 프리프로덕션의 과정을 담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일본을 돌며 안무가 롤랑 프티. 찰리 채플린의 아들인 유진과의 인터뷰, 채플린 역할을 맡은 루이지 보니노와 수오 감독의 아내이자 쉘 위 댄스의 히로인 쿠사카리 타미요의 연습장면들을 담고 있다. 1막의 60분과정이 지나면 2막인 댄싱 채플린의 공연이 시작된다. 만약 이 2막만으로 영화의 러닝타임을 채웠다면 전희없는 정사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2막에서 등장하는 많은 움직임이 바로 1막 연습장면의 그것들이기에 디테일한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2막은 모두 70분 정도다. 모두 13개의 챕터로 짜인 이 공연영상은 찰리 채플린의 작품속에서 일부분을 따와 무대에 올린 것들이다. 라임라이트, 시티 라이트, 황금광시대, 키드, 모던 타임즈, 개같은 삶등에서 착안한 것들로 이중에서 황금광시대와 시티 라이트 에피소드가 가장 관심을 끌었다.


그 이유인즉, 포스터에도 사용한 스틸사진이 바로 이 황금광 시대의 한 장면이며, 시티 라이트의 몇몇 장면이 1막에서 이 배우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연습을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채플린 역을 맡은 루이지 보니노는 올해 나이가 60이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역동적인 발레리노의 모습을 보인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채플린의 우스꽝스런 몸동작과 표정연기는 정말 압권이었으며 쿠사카리 타미요와의 앙상블에서만 눈조차 깜박일 수 없었다.


쿠사카리 타미요 역시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어느덧 주름살이 적지 않아 보였지만 여전히 날씬한 몸매에서 나오는 탄력한 발레리나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남편과의 작업이 가져오는 심리적 안정감때문인지 그녀는 호스트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안무가와 감독의 작은 마찰이 소개되고 그 언급한 부분이 나오는 장면도 이질적이면서도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귀에 익은 음악들과 함께 이들의 발레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을 즐기고 있다는 흥분이 전해져 올 것이다. 채플린은 오래전에 영면했지만 그들을 조명하려는 이웃나라 감독의 수고로 그의 작품 에센스를 감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댄싱 채플린 (2012)

Dancing Cha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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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수오 마사유키
출연
쿠사카리 타미요, 루이지 보니노
정보
다큐멘터리 | 일본 | 131 분 | 201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