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데블스 플레이그라운드 - 藥禍에서 시작해 免疫까지

효준선생 2012. 1. 25. 01:34

 

 

 

藥禍에서 시작된 엄청난 파문이 파국을 가져왔다. 종두에서 알다시피 어떤 약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나서야 그 효능을 발견하게 되고 오래전 알러지의 존재를 모르던 시절엔 복숭아, 게등을 먹어본 당찬 인류가 있었기에 오늘날 이토록 풍성한 먹거리를 후손에게 남겨줄 수 있었다.


인류에게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 창궐하면 의사나 약학자들은 면역체계부터 연구하게 된다. 이미 발생한 환자로부터 추출해낸 면역제는 새로 나타난 환자에게 치료약으로 둔갑한다.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어느 제약회사의 신약 임상실험장 무려 3만명이 이런 저런 이유로 여기에 참여하게 되고 획기적인 피로회복약의 등장을 알리는가 싶었건만 돌아온 건 그 약으로 인해 무려 2만9천9백9십9명이 좀비가 된다는 사실뿐이었다. 결국 나머지 1명에게 면역항체가 생긴 것을 알고는 그(녀)의 뒤를 쫒는 요원의 최후가 영화 데블스 플레이그라운드의 오프닝을 장식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악마의 놀이터라는 의미로 정상인과 좀비가 된 사람들간의 추격전이 런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카메라는 살아있는 안젤라와 그녀의 지인들, 그리고 추격중인 요원 콜의 뒤를 쫒는데 좀비와 마찬가지나 다름없었다. 무릇 좀비라 하면 어슬렁거리며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스모선수처럼 힘으로 밀어 붙이는 캐릭터라면 이 영화속 좀비는 육상 선수처럼 무척 날래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벼룩처럼 폴짝폴짝 날라다니고 아직 깨물리지 않은 인간을 찾는데 귀신같은 감각을 지닌 듯 싶다.


거기에 맞서며 갈곳 몰라 하는 남겨진 정상인들의 투닥거림은 다소 유치하게 흘러간다. 아무튼 최종 목적지를 향한 달리기 시합과 무자비한 살상 끝에 그녀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 될 지는 잘모르겠다. 만약 면역체계를 가진 것으로 여긴 그녀조차도 결국엔 좀비로 서서히 변해가는 것으로 엔딩을 처리했다면 그 황망함이란 어땠을까?


돈 좀 벌어보겠다며 시작한 신약 개발이 가져온 인간의 탐욕은 이 영화 전편에 좀비로 치환되어 나타났다. 살아있는 인간 하나를 두고 서로 달려들어 물어 뜯는 좀비의 모습은 경쟁시대를 거쳐가며 황량해져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런지, 나약한 학생 하나를 놓고 왕따를 시키고 괴롭히는 이 시대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은 듯 싶고, 역시 좀비에게 살짝 물려 자신도 좀비가 되어가는 요원이 몰래 처방하는 치료약을 좀 더 많이 만들면 안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저건 뭘까? 무섭다기 보다 간혹 귀여운 좀비의 모습에서 시간 때움용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데블스 플레이그라운드 (2012)

Devil's Playground 
5.1
감독
마크 맥퀸
출연
대니 다이어, 크레이그 페어브래스, 마이안나 버링, 콜린 살몬, 제이미 머레이
정보
액션, 공포 | 영국 | 97 분 |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