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도망자 - 천사의 얼굴, 악마의 심장을 쫒아라

효준선생 2012. 1. 20. 00:09

 

 

 

 

세상밖 이야기가 궁금하고 은행을 털어 숨겨놓은 돈도 잘 있나 확인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몇 년 째 영어의 몸인 아드리안은 몇 개월만 버티면 출소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의 감방 동료인 모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로 잡혀들어와 다른 수감자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드리안의 적극적인 방어 덕분에 간신히 흉한 꼴을 면한 모렐은 아드리안 보다 먼저 출소하면서 그가 들려준 몇 가지 정보를 머릿속에 새겨놓는다.


영화 도망자는 믿는 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생긴 한 남자의 육박전과도 같은 추격과 도망이 반복되는 프랑스 액션극이다. 최근 영화 테이큰의 흥행으로 유사한 내용의 영화들이 속출하고 있는 사이 이 영화의 특장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주인공 아드리안을 맡은 알베르 뒤퐁텔의 대역없는 액션연기다. 공중에서 대책없이 낙하하는 장면이 여럿 나오며 자동차가 쌩쌩달리는 고가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며 추격자를 따돌리고 믿었던 도끼를 쫒아가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장면들은 긴장감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이었다.


쉴새 없는 속도전을 전개하기에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으며 관객의 호흡을 거칠게 만들었다. 탈옥수가 경찰에게 쫒기는 한편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추격자의 면모와 겹치면서 한 사내의 에너제틱한 활극은 갈수록 불을 뿜었다. 특히 식당앞에서 모르는 사람의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에서의 아드리안의 표정은 인상적이었다.절박함과 정의감, 그리고 사나이의 복수란 이런 것이다라는 으스댐등이 절묘하게 묻어났다.


또 한명의 주목할 만한 인물은 모렐이었다. 감옥안에서만큼은 그의 본심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순둥이로 나오며 동그란 뿔테 안경은 지적인 서생원 스타일로 보였다. 그러나 출옥후 그가 보여준 몇몇 장면에서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슈퍼에서 만난 십대 소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발톱을 감춘 야수의 그것이었으며 아내의 존재와 상관없이 저질러대는 그의 추악한 범죄행각은 아드리안에게도 최악의 복수심을 야기시킬만 했다.


영화속 반면인물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부각되느냐에 따라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아드리안과 모렐의 관계는 충분히 역동적으로 움직여주었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 중반까지도 훔친 돈을 대체 누가 가지고 갔는지 보여주질 않는 궁금증을 남겨두었다. 사람의 목숨은 목숨이고 돈 역시 중요한 포인트인 아드리안에게 이 부분은 상당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드리안과 모렐이 치고 받고 싸우는 과정에서 그의 딸이 늘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언어 장애를 가진 딸앞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형편없이 망가지고 만다. 그래도 그의 손아귀에 들린 것은 돈이나 총이 아니라 딸이 그린 그림 한 장이었다. 엔딩 장면, 이 그림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훔치고 달리고 따돌리고 죽이고 살아남는 과정속에서 그래도 아버지로서의 임무는 막중했다. 복수심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범죄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의 안녕을 빌기에 그의 인생역정이 너무 힘들어 보인다. 그는 왜 은행을 털었던 것일까 이야기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

 

 

 

 

 

 

 


도망자 (2012)

The Prey 
6.5
감독
에릭 발렛
출연
알버트 듀퐁텔, 앨리스 태글리오니, 세르지 로페즈, 스테판 드박, 나타차 레그니에
정보
스릴러 | 프랑스 | 100 분 | 201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