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 - 갑툭튀에 깜놀하다

효준선생 2012. 1. 17. 00:05

 

 

 

 

세상에는 없어져야 할 것들과 없어지면 안되는 것들이 혼재한다. 매우 상충되는 이야기지만 꼬치꼬치 따지지 않고 어울렁더울렁 사는 걸 보면 크게 인식하지 않고 살아도 사는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는 스스로가 자신이야말로 없어지만 안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그럼 어떤 것들이 없어져야 할 것들이고 어떤 것들은 없어지면 안되는 것들일까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신비의 섬은 세상에서 이미 없어진 곳에서 없어지면 안되는 혈육의 정을 찾는 과정을 해프닝처럼 그린 액션 어드벤처 소동극이다. 가족과 연락을 안하고 산 지 수십년은 되었다는 할아버지가 당연히 얼굴도 알지 못하는 손주에게 모스 부호를 치고 그걸 받은 손주는 양아버지와 함께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팔라우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신비의 섬은 팔라우가 아니다. 그곳에서 경비행기로 한참을 이동하다 때마침 만난 회오리바람과 태풍에 휩쓸려 어느 화산섬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이 바로 할아버지의 은신처이자 이른바 숨겨진 보물섬이라는 곳이다.


우리 주변의 아주 작은 동물이 내 몸보다 큰 맹수가 되어 덤벼들거나 덩치 큰 코끼리 마치 치와와처럼 작아서 앙징맞게 돌아다니는 그곳에 가면 기분이 어떨까 마치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할아버지와의 만남은 용이했고 섬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마치 그곳에 수 십년은 살고 있었던 점쟁이처럼 딱딱 맞추는 전직 해군 양아버지에게선 마치 수호신의 스멜이 느껴질 정도다.


이 영화에서는 미성년자 두 명이 나온다. 손주와 경비행기 운전수의 딸, 비슷한 또래인지라 풋사랑의 러브라인이 만들어지겠구나라고는 생각이 들지만 이들이 위대한 아메리카에서 왔다는 얘기에 부녀지간엔 음흉한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요상한 섬안에서 뱅뱅 맴도는 듯한 여정이지만 입체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는 매우 훌륭하다. 공룡처럼 보이는 이구아나의 공격과 벌을 타고 다니며 칼새의 공격을 피해다니는 공중비행장면은 압권이었다. 게다가 잠수함의 동력을 얻기 위해 바닷속 전기뱀장어를 잡는다며 던진 작살은 마치 눈앞으로 달겨드는 것 같은 느낌에 몸을 움찔거려야 했다.


하지만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스토리는 진부하거나 손발이 오글거렸다. 장차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양아버지는 소년에게 필요이상의 과도한 남성미를 자랑하거나 늘 터질 것같은 셔츠와 팔뚝으로 작은 우크렐라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 의도는 알겠지만 닭살스러웠다. 또, 딸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한다며 혼자서 금을 찾아다니며 그 당위성을 구구하게 설명하는 경비행기 운전사 역시 알기 쉽지 않은 캐릭터들이었다.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탈출은 고사하고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가상의 이야기라도 逼眞하지 않아 보였다.


父情은 억지로 드러낼 필요도 없다. 내가 널 사랑하는 거 이야기해서 알려주고 싶다. 그러니 너도 나의 너의 대한 사랑을 받아주렴이라는 공식은 민망하다. 과제는 당연히 하나다. 140년이나 된 가라앉은 잠수정을 찾아 타고 도망을 간 뒤에 제대로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면 된다. 자기 몸보다 몇 배는 커보이는 금괴를 끌어안고 아버지의 사랑을 부르짖는 모습은 불쌍해 보였다.


세상이 이런 곳이 다 있을까 싶게 과장되게 꾸며놓은 신비의 섬, 생각해 보니 역마살이라도 낀 할아버지를 데려온 것 말고 한 일이 별로 없다. 이들이 간 섬이 전설의 아틀란티스 건, 한국의 여의도 건 상관없다. 별거 없는 스토리를 두고 요렇게 볼거리 많게끔 만든 것은 오로지 상상력에 기인한다. 그나저나 바네사 허진스의 콜라병 몸매만 계속 떠오른다. 큰일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 (2012)

Journey 2: The Mysterious Island 
9.6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드웨인 존슨, 마이클 케인, 조쉬 허처슨, 바네사 허진스, 루이스 구즈만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94 분 |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