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 단역배우, 주연으로 납시다

효준선생 2012. 1. 8. 00:02

 

 

 

 

슈렉시리즈에서 단역으로 나왔던 장고 모자를 쓴 고양이를 기억한다면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를 볼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 그러나 슈렉의 줄거리와 이 영화의 그것은 완전 별개의 것이다. 솔직히 슈렉 포에버에서 배가 뿔룩 튀어 나온 살찐 고양이만 떠올리면 장화신은 고양이의 크리처는 전혀 상상불가다.

 


 

영화가 잘나가면 제작자들은 속편을 만들려고 하다가 좀 꼬일 때가 있다. 그러면 과거의 어느 시점만 따다가 별도의 영화를 만든다든지, 주인공의 친구를 주연으로 삼는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바로 이 영화가 슈렉의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외전인데, 작품의 퀄리티만 놓고 보면 슈렉 시리즈에 전혀 딸리지 않는다. 슈렉을 만나기 전 장화 신은 고양이의 어린시절부터 그의 전성기 시절을 그린 이 영화는 따지고 보면 그의 일대기나 다름없었다. 속편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보여줄 만한 건 다 보여준 것 같은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재미있는 건, 드림웍스가 만들고 슈렉과 쿵푸팬더 제작진들의 손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식 만화로 나왔을 것 같았는데 마치 스패니시 만화영화처럼 보였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셀마 헤이엑등 스페인 출신의 배우들이 성우를 맡고 고양이 자체가 라틴스러웠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표작인 조로를 연상시키는 패션 비주얼에 그는 자주 플라멩고를 춘다. 여러 가지 서부영화나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담을 오마주한 것 같기도 하는데 스페인 대표음식인 빠에야 웨스턴이라고 이름 붙이면 타당할 듯 싶다.


태어나자 마자 버려진 장화신은 고양이(그러고 보니 이름도 없이 나온다)는 고아원에서 자란다. 단짝이라고 믿었던 달걀 캐릭터인 험티 덤티의 배신으로 도망자 신세가 된 그. 세월이 흘러 황금알을 낳는 오리와 마법의 콩을 구하기 위해 잭과 질 부부와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아주 어린 시절, 고양이가 보여주는 귀요미 신공은 등장하는 족족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정말 귀엽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반데라스의 걸죽한 목소리가 덧붙여지면서 느끼해진다. 하는 행동도 그래보인다. 인간 여자들에게도 서슴없이 추파를 던지고 의자왕 행세를 하는 모습이 마초같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로 마법의 콩을 구할 수 없음을 알고는 험티 덤티, 그리고 새로 만난 암컷 고양이 말랑손 키티와 삼총사를 이룬다.


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 여러 장르의 모험담을 한데 용용시켜 놓았음이 보이고 그 중에서 가장 알찬 것들을 뽑아내 화면에 옮긴 것처럼 보인다. 하기사 완전 새롭게 창조하는 캐릭터이니 만큼 이야기가 된다 싶으면 다 가져다 써도 될 것이라고 본 듯 싶다.

잭과 콩나무, 황금알을 낳는 거위등 동화책 이야기들이 줄줄이 흘러 나왔으며 잭 앤 질이라는 브랜드의 영화 동화책 시리즈까지 떠올랐다.


마법의 콩과 황금알을 낳는 오리까지 손에 넣고도 악당 캐릭터인 잭 앤 질에게 빼앗기고 수모를 당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후반부에도 유쾌함은 가시질 않는다.  후속작에서도 냐옹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장화신은 고양이 (2012)

Puss in Boots 
9.6
감독
크리스 밀러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제우스 멘도사, 월트 돈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90 분 | 201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