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로프트 - 친구들의 은밀한 아지트는 깨졌다

효준선생 2011. 12. 22. 00:55

 

 

 

 

 

영화 로프트,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공중에서 떨어져 자동차위에 처박힌 남자가 보였다. 살인 사건이라도 난 걸까 마치 홍콩영화 무간도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영화는 이내 과거로 돌아간다. 건축사일을 하는 남자 맷은 자신이 지은 아파트 꼭대기에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는 친구들을 초청한다. 그는 친구들에게 열쇠를 하나씩 나눠주며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지 와서 쓰라고 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동네 빈 사무실이나 창고에 자신들의 아지트를 만들어 놓고 어른들은 절대 못 들어오게끔 장치를 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향유하며 놀곤 했다. 혼자쓰는 자기방을 놔두고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장난도 치고 또래들이 관심을가질 만한 화제를 올리며 수다를 떨던 공간. 그런게 다 추억인 듯 싶은데, 이 영화속 맷의 친구들의 경우엔 그 용도가 딱 하나다. 빈 공간에 덩그러니 놓인 침대. 무엇을 연상하든지 단 하나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


로프트는 단어 그대로 창고라는 뜻이다. 그 창고에서 생각지도 못한 여자의 나신이 발견된다. 물론 그녀는 죽어 있다. 그리고 맷 일행은 한데 모여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을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면 시체가 발견되면 일단 신고부터 해야 하건만 이 영화는 그런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제부터 이 영화의 본색이 들어난다. 과거 회상신을 전후로 옮겨가며 그 다섯명의 친구들이 벌였던 행각들을 마치 카메라 전지전능 시각으로 훑어낸다.


용의자는 다섯 모두다. 그리고 그중에 범인이 있다. 한 명인지, 두 명인지, 아니면 모두가 공범인지 잘 알려주지 않는다.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 외도를 행하는 장소에서의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초점은 점점 확대되어 이제는 아내와 스쳐가는 여자들에게 까지 뻗친다. 대체 누구의 소행이란 말이냐.


사실 범인 찾기 놀이는 매우 익숙한 스릴러물의 전형이다. 그런 이 영화는 모두가 범인같고 모두가 범인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생각외의 제3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사체 근처에 피로 쓴 라틴어가 보인다. “운명처럼 여기에 묶이게 된다.”


영화의 시제가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다소 혼돈이 되었다. 특히 우리눈에 익숙치 않은 네덜란드 배우들인지라 특히 여배우들을 구분하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관계를 익혀가야 맥락을 짚을 수 있는 영화인지라 여러군데 신경을 써야했다. 물론 범인의 정체가 뒷부분에서 밝혀진다. 스스로의 자백에 의해,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한번 더 진짜 범인이 등장하는 반전을 주고 영화 로프트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아주 좁은 공간, 대부분을 시체가 눕혀져 있는 로프트에서 친구들끼리의 대화를 중심으로 과거 회상신을 집어 넣어 외연을 넓힌 영화다. 그러하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며, 방심을 했다가는 영화를 다보고도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럼 오프닝에서 차량 위로 떨어진 그는 범인일까 아니면 피해자일까

 

 

 

 

 

 

 

 


로프트 (2011)

Loft 
5
감독
앙투와네트 베우머
출연
바리 아츠마, 페드야 반 휴엣, 예로엔 반 코닝스부르헤, 헤이스 나버르, 히코 켄자리
정보
스릴러 | 네덜란드 | 108 분 | 201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