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 목숨건 탐정게임으로 세상을 구하련다

 

 

 

 

경찰국가를 자임하며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에 개입해온 미국이 거시적이라면 영국의 사립탐정 셜록 홈즈는 미시적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천재적 추리능력을 발산하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그의 캐릭터는 세상에 등장한 지 100년이 넘었음에도 많은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코난 도일의 원작소설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 속 소재로 활용되었고 근래들어 우리 곁을 찾아온 셜록 홈즈 시리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콤비에 가이 리치 감독의 결과물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이다.

이번 시리즈는 전작과 같은 시리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스케일도 커졌고 배역의 동선도 매우 광범위해졌다. 영국, 프랑스, 독일을 거쳐 스위스에서 마무리 될 정도로 로케에 힘을 잔뜩 주었고 이들이 돌아다니는 과정이 마치 점프를 하듯 되어 있어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줄 정도다. 전작 시리즈물이 제한된 공간에서 “나는 누구요”라는 소개와 적당한 액션에 그쳤다면 이번 영화는 홈즈의 추리력, 그리고 왓슨박사와의 은밀한 파트너십, 그리고 초창기적 악당 캐릭터인 모리아티 교수와의 실랑이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유럽의 피곤한 정황을 묘사하고 있다.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그들의 근대 역사에 대해 조예가 없는 우리에게 1900년 즈음 유럽의 생활상이나 하고 다니는 꼴은 좀 낯설다. 그러하기에 영화 속에 보이는 고증은 마치 사극을 보는 것 같았는데 그 안에 박혀있는 인물 군상들도 현대인이 아니라 우리나라로 치면 개화기 인물정도로 감안하고 보면 될 듯 싶었다. 시대가 그런지라 영상미는 좀 칙칙했다. 제 아무리 주인공들이 핸섬해도 하고 다니는 옷과 사물들이 엣지있게 보이진 않았다. 영상미를 제외하고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모리아티라는 악역이 파놓은 몇 개의 함정들, 그곳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홈즈와 왓슨의 二當百연기를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늘 단서를 던져주는 인물들이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곤 하는데 현대 형사물처럼 나중에 그 인물이 등장해서 키맨이 되는 식이 아니라서 아까 나왔던 그 사람이 무슨 역할을 한 건가 궁금해 하다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뱅뱅 맴을 도는 기분이 들게 된다.

오로지 홈즈의 천재성에 의존해 문제해결의 꼬투리를 잡아나가야 해서 머리가 나쁜 관객입장에선 그의 탁월한 추리력보다 자신의 기억력을 탓해야 하는 어처구니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신혼여행을 떠난 왓슨이 당한 황당한 일들, 正역에서 反역으로 돌아선 르네의 정체, 그리고 여동생인 심의 동선, 그리고 한 지역에서 벌어진 일들이 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 싶은데 어느새 훌쩍 국경선을 넘어버린 일행을 쫒다보면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홈즈가 생각보다 무술의 고수이며, 달리는 열차안팎에서의 액션씬은 블록버스터에 못지 않다. 또 숲속에서의 추격신과 도망신에서 보여주는 초고속 카메라 기법은 시대를 초월해 하이테크놀로지 기술력은 배경이 되는 시대와는 관련없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눈요기외에 이번 시리즈가 많은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부분은 바로 홈즈가 죽냐? 하는 부분이었다. 주인공이 죽는 게 말이 되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원작에서 바로 이 부분을 다룬 이야기의 존재로 인해 원작을 충실하게 따랐다는 제작진의 발표에 정말? 이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 영화속의 홈즈는 일견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집을 찾아온 왓슨이 홈즈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장면, 그리고 엔딩부분에서 왓슨의 서재를 유심히 보면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다. 만약 이 영화를 두 번 보게 되면 무엇보다 홈즈의 장난을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끝이 아닌 이유가 있다. The end.가 아닌 The end?의 의미심장함을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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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2011)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9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누미 라파스, 레이첼 맥아덤즈, 야레드 해리스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9 분 | 201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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