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진짜로 일어날 지도 몰라 기적 - 언젠가 꼬옥 이뤄질거야, 내꿈

효준선생 2011. 12. 18. 00:29

 

 

 

 

가족이라는 테마에 지독하다고 할 정도 천착해 온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갈구하라 그러면 기적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에 일침을 놓는다.


보통 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 기성세대들이 아이들을 다그치면서 하는 말이거나 정치인들, 혹은 종교인들이 마치 아랫것을 대하듯 훈계조로 쓰던 말이 아닌가. 이 영화엔 정치인들이나 종교인들이 나올 리 없다. 고레에다 감독 영화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등에서 감독이 말하는 가족의 모습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가족이라는 이름만 걸어두었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이 같은 모습이라면 그 상황을 어떤 겪고 있는가에 대한 농도는 사뭇 달랐다. 아무도 모른다가 아주 짠맛이라면 걸어도 걸어도의 모자 관계는 비릿한 맛, 그리고 이번 영화는 밍밍하면서도 약간의 단맛이 느껴진다.


영화속에서 만드는 법이 나오는데 마를 갈고 거기에 적당량의 설탕을 넣어 쪄낸 빵과 떡의 중간쯤되는 가루칸떡을 만드는 할아버지의 손자들은 형제임에도 함께 살지 않는다. 일견 무능력해보이는 아버지 때문에 형은 엄마와 동생은 아버지와 산다. 그것도 몇 백킬로는 떨어진 곳에서. 그런 이유로 형은 입만 벌리면 화산폭발이 일어나서 다시 가족이 함께 살기를 바라고 아직 철이 없는 동생은 나중에 커서 가면 라이더가 될 거라고 한다.


소년들이 바라는 기적은 크지 않다. 그러나 그게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 우연히 들은 풍월에 기차가 서로 엇갈려 지나칠때 나오는 기운을 받으면 소원이 기적처럼 이뤄진다고 했다. 소년들은 그때부터 친구들을 모으고 소원성취를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구마모토는 일본 큐슈의 중간쯤에 있는 도시다. 형은 남부 도시 가고시마에서, 동생은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한다. 필요한 돈을 모으는 장면은 유쾌하고도 역시 아이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 보여지는 신칸센이 만나는 모습. 과연 아이들의 소원은 이뤄졌을까


이 영화는 누구나 소원을 바라지만 아무에게나 다 이뤄지는 것이라면 그건 소원이 아니라고 했다. 아이들이 고생해서 일종의 토템을 따라나선 셈이지만 결코 그런 허무맹랑은 소원풀이는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보자. 도서관 예쁜 사서 선생님과 결혼하기, 애지중지하던 개가 다시 살아나기, 남들 보다 빨리 달리기, 아빠가 빠징코에 안가기, 유명한 여배우가 되기. 친구들의 이런 소원과 주인공 형제의 소원은 뭐가 다른 걸까. 그리고 그게 이뤄지면 그들은 행복해질까


집에 다시 돌아온 그들 앞의 삶은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저 기타나 튕기던 아빠가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뿐이다. 기적은 어쩌면 소년들에게 아직은 멀리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 큐슈의 너른 평원에 점점 박혀있던 시골풍경과 그 사이를 직선으로 달리는 기차를 보니 여행이나 떠나보고픈 마음이 든다. 이런 소원이 이뤄진다면 그건 기적일까 아니면 나의 노력의 결과일까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2011)

I Wish 
8.5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오다기리 조, 오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정보
드라마 | 일본 | 128 분 | 201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