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결정적 한방 - 제가(齊家)와 치국(治國)사이에서

효준선생 2011. 12. 12. 00:05

 

 

 

 

386세대로 대변되는 민주화 운동권 출신들, 누구는 과정에서 좌절을 하고 누구는 과정에서 변절을 했다. 아수라장같았던 시절을 보내고 나서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은 정치인으로 탈변해서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제 486을 지나 586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그들이 겪어온 인생역정은 어떻게 보상될 수 있을까


영화 결정적 한방은 시류에 편승한 정치드라마의 소프트한 변주처럼 읽히는 드라마였지만 세대간의 차이를 인정해야하는 부자간의 갈등도 담겨져 있었다. 직접 현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권력에 맞서 물리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이 민주화 투쟁이라고 여긴 부모 세대, 하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또래에게 자기 생각을 어필하고 조금 더 나아가 가사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면 그 역시도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자식 세대.


횡으로는 현재의 권력안에서 비리와 맞서는 형국이, 종으로는 아버지와 아들이 세대를 놓고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가 바로 이 영화의 핵심적 관전포인트였다. 그런 이유로 초반부, 민주 투사와 대쪽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한국이 신임 장관이 되어 민생탐방을 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홍대 클럽에서는 손꼽히는 힙합 뮤지션으로 매니아층에서 각광받던 아들 수현의 노래부르는 장면이 자주 노출되었다.


이 영화는 페이크물이지만 보는 내내 어떤 인물들과 매치되는 장면들이 자주 나왔다. 몇몇 정치권 인사들과 모 여배우 사건의 주인공들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영화속에서 강력한 사건화가 되지 못한데는 일정한 부담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었다.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의 자살앞에서 생각보다 담담한 모습을 보이거나 정치인인 아버지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정치 스캔들에 스스로 자리를 그만 두는 모습등에서는 서둘러 봉합하려는 시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 영화는 제가와 치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과거 사진과 편지를 보고 금새 눈물지을 정도로 나이에 비해 아직은 영글지 못한 아들과의 화해와 갈등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제목으로 사용한 결정적 한방이 비리의 주범으로 이미지된 여당 최고위원에 대한 린치로 갈무리되는 것은 애교로 보였다.


이 영화 후반부 영화가 차용하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들은 잠시 한반도에 주류가 되었다가 지금은 숨죽이고 있는 세력들에게 일종의 정신적 보약을 주고자 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말했다. 심장이 있으면 행동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다시 선거철이 돌아온다. 누군가에겐 섬뜩한 메시지처럼 들릴 영화 결정적 한방이었다.

 

 

 

 

 

 

 

 


결정적 한방 (2011)

7.8
감독
박중구
출연
유동근, 윤진서, 김정훈, 오광록, 차화연
정보
코미디 | 한국 | 100 분 | 201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