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저스트 비트윈 어스 - 형제가 제시하는 고약하면서도 현실적인 사랑 방정식

효준선생 2011. 12. 5. 01:05

 

 

 

참으로 고약한 소재의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영화 저스트 비트윈 어스, 해석을 하자면 그렇고 그런 우리들 관계 쯤 될려나.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옛 유고 연방의 하나로 우리에겐 축구를 좀 잘하는 나라 정도로 알려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시의 형제와 그들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된 화자는 형제이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여자들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죽기 직전까지 色을 밝히던 아버지의 노환과 사망이 영화의 시작이라면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형제들의 불륜과 이에 대한 당당함이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영화는 교묘하게 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 형은 전립선에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진단에 검사중이며 그로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인공수정 시술에 들어갈 물건도 배출하지 못한다. 부부관계도 시들하기만 하다. 동생은 아내와 별거중이며 젊은 남성에게 빠져 뒷돈을 대주는 아내의 모습에 시무룩해져 있고 급기야 아내를 폭행하기에 이른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외도를 해도 될까 그것도 상대가 너무 어려보이는 여성들을 상대로? 영화는 과감하게 질러보지만 그렇다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하게 없다. 형은 전립선과 관계없다는 의사의 검진결과에 환호작약하고 동생은 늘 그렇고 그렇게 아내의 부재를 원나잇 스탠드로 해결한다는 설정. 일회성에 불과해보이지만 그보다 더욱 치명적인 스토리 전개는 나중에 두개가 더 등장한다.


형은 이중생활을 한다. 동네 약사와는 오랜 세월동안 동거를 해왔다. 거기에 아들까지 두고 있다. 아내에게는 해외출장을 간다고 속이면서 며칠 그 집에서 살다 오곤 한다. 재미있는 건 이 사실을 동생과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동생에게는 두 명의 형수가 존재하는 셈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형과 동생은 서로의 성적 파트너가 결혼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제수와 형수였다는 사실이다. 거기에다 자기의 조카가 자기의 분신이라는 점이다. 영화 초반, 인공시술과 관련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이 장면이 이들 형제의 관계를 평행하게 유지시켜주는 조건이 된다.


사실적 관점에서 보면 멱살잡고 머리채 잡아뜯으면서 싸울 일이지만 이들 4명, 아니 5명의 관계는 그렇게 비극적이지 않다. 마치 코미디의 한 장면처럼 유쾌하게 그려져서 오히려 키득키득 웃음이 배어 나올 지경이다.


겉으로는 우아를 떨며 아무일도 없는 신사나 숙녀처럼 살지만 자기만 알고 있는 비밀에 대해 이 영화는 그러는 당신은 결백한가요? 라고 묻고 결백하지 않다고 해도 사는 데 그게 뭔 대수인가요? 라며 종지부를 찍어주고 있다.


외도와 불륜과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 현재 나는 누구와 함께 있나를 더 중요하게 여겨보자는 관점, 무슨 의미에서 매달리거나 집착하면서 속을 끓이는지, 비밀은 비밀대로, 알려질 것은 알려진 대로 그렇게 살면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질문을 추가로 던지는 영화, 엔딩이 의미심장하다.


형제와 가족들은 아버지 1주기 추도식을 위해 묘소를 찾았다가 다른 사람의 묘소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생전에 저 사람과, 또 요 사람은 그 사람과 그렇고 그런 관계였대요 라며 웃었다. 진짜 그런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 사랑해서 같이 있는 거 맞죠?

 

 

 

 

 

 

 


저스트 비트윈 어스 (2011)

Just Between Us 
5
감독
라코 그릭
출연
미키 마뇰로비치, 보잔 나보예크, 크세니야 마린코빅, 다리아 로렌시, 나타사 토르시크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 87 분 | 201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