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블리츠 - 열폭 형사의 코털을 건드리다

효준선생 2011. 12. 4. 01:17

 

 

 

 

 

공권력을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쯤으로 여기는 형사가 있다. 권총을 소지하고 형사 뺏지가 있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자기가 잡아 들이는 나쁜 놈들에게는 주먹맛을 좀 봐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길거리 잡범에게 아일랜드 헐링 스틱을 휘둘러 치명상을 입히고도 이를 꾸짖는 상관에게 정당방위라고 뻣뻣하게 구는 그를 다잡을 만한 사람은 없어 보인다.


나쁜 놈 잡는 것도 머리를 써야하다면 다른 경찰서에서 전근을 온 상관은 게이란다. 확실하게 동성애자인지는 드러나지 않지만 열혈형사는 그렇게 단정을 짓는다. 영화 블리츠는 액션 영화의 타이틀롤을 독식하다 시피하는 제이슨 스타덤을 내세운 형사물이다. 그런데 영화속에서 그는 뭔가 불만이 있어 보인다. 타이틀롤이란 제목에 자신의 이름값, 최소한 자신이 맡은 배역의 이름이 들어가야 합당함에도 이번 영화에서는 그가 잡아 들여야 하는, 그와는 대척점에 서있는 나쁜 놈의 별명을 내세워서인지도 모르겠다.


블리츠의 사전적 의미인 기습적 공격, 전격적 침투의 의미는 바로 열혈 형사 브랜트의 혈압을 상승시켜가며 형사에 대한 사적인 복수심을 실행에 옮기는 베리 바이스가 스스로 지은 별명이기도 하다. 영국의 어느 대도시, 경찰이 하나 둘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진다. 그런데 한 남자가 자신이 범인이며 앞으로도 경찰을 상대로 한 연쇄 살인을 예고한다. 과잉대응으로 정직중이던 브랜트는 자기 손으로 “블리츠”를 잡겠다고 돌아 다니지만 희생은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


아둔한 형사들을 비꼬기라도 하듯, 범행 현장에서 블리츠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지능적인 살인범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왜 그는 이토록 경찰과 형사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걸까 거기다. 자신의 존재를 노출시키며 희희낙락할 정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거기에 비해 브랜트로 대표되는 경찰 조직은 다소 무능해 보인다. 새로 부임한 상관의 성적 취향을 비꼬며 왕따를 시키고 여자경찰은 자신도 당하게 될 거라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채 마약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격인 브랜트도 못지 않다. 범인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어도 사건 해결이 될까 말까 하지만 늘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모습이 그렇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엉뚱하게 풀려나가는 모습에서 맥이 풀리지만 주택가 추격전등은 상당히 볼만했다. 사실 이 영화는 제이슨 스타덤 보다 블리츠로 분한 에이단 질렌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맞는 영화였다. 자신을 잡아 넣은 경찰에 대한 일련의 복수행각을 펼치면서 보여주는 냉혈한적 캐릭터는 그의 각진 얼굴과 상당히 잘 매치되었다.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지만 두꺼운 카디건에 감춰진 제이슨의 몸매와 달리 거의 훌렁 벗어던진채 몸매를 드러내는 그에게 많은 여성 팬들의 시선이 꽂혔을 것 같다.


형사물인지라 형사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악인이라면 한번쯤 복수심을 가져보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그리고 그걸 다소 제한된 스케일안에서 요렇게 저렇게 조립해낸 연출, 제이슨 스타뎀과 에이단 질렌이라는 확실한 선악의 대비가 이 영화의 주요한 볼거리다.

 

 

 

 

 

 

 


블리츠 (2011)

Blitz 
8.3
감독
엘리어트 레스터
출연
제이슨 스타뎀, 패디 콘시다인, 에이단 질렌, 루크 에반스, 자위 애쉬턴
정보
액션, 스릴러 | 영국 | 97 분 | 2011-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