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엘리트 스쿼드2 - 권력의 충견으로 살고 싶지 않다

효준선생 2011. 11. 28. 00:04

 

 

 

 

 

 

 

국가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는 민주국가든, 독재국가든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권력 상층부에서 기거하며 결코 내려오려고 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권력을 잡아본 사람 누구나에게 존재하는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력과 반대파를 제거하기위한 물리적 군사력등은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까지도 권력의 한 축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영화 엘리트 스쿼드2는 브라질의 권력 상층부의 어두운 이면을 매우 실감나는 영상으로 조명해낸 문제작이다. 영화 시작과 동시 묵직한 남자의 나레이션이 깔리는데 그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전지적 화자인 전직 헌병대 대장이자 현직 정보기관의 차관이다.


그는 왜 이런 고회성사와 같은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권력비리와 맞서고 있는 걸까 영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인 셈이다. 감옥에서 죄수무리가 간수를 사살하고 총기를 빼앗은 난동사건이 일어났다. 헌병대원들이 투입되고 죄수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대학교수이자 인권운동가인 또 다른 남자가 대화를 통해 인질을 풀어내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다. 그러나 성질급한 헌병대 스나이퍼의 총성으로 죄수들은 진압되고 이 과정에서 무자비한 공권력의 횡포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버렸다.


헌병대 대장은 진압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해서 정보기관의 차장으로 영전하고 인권운동가인 남자는 선출직 의원이 되어 정 반대의 길에 서 있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며 살게 마련인데 특히 정보기관 사람들은 늘 조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악의 무리와 싸운다는 자긍심이 상당히 강하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무자비해 보이며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협잡과 비리앞에서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곤 한다.


하지만 어린 아들이 아빠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냐며 대들거나, 남편의 안부만이 걱정인 아내앞에서, 비록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조금씩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일선에서 이른바 전투병처럼 살던 군인이 사무실에 앉아 주요인사들의 전화나 도청하는 일을 맡으며 이게 아닌데 하는 무력감속에 아끼는 부하의 어처구니 없는 피살과 가족의 백안시등으로 고민하는 한 남자의 현재상태를 긴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감옥 난동 사건때 총알 하나로 죄수를 쓰러뜨린 남자 역시, 강렬한 삶을 살았던 군인이었다. 그 역시 권력에게서 나는 냄새를 좇다 비명횡사하게 되면서 더 이상 충견으로만 머물기를 거부하는 남자의 몸동작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 영화를 단순한 액션 영화로 치부하기엔 스케일이 크다. 국가 권력층의 비리에 깊숙이 개입된 의원들과 주지사들이 연루되어 있고 자신의 상관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런 부하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현실, 그리고 이걸 알게 되었을때의 자괴감. 아마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의회 청문회 자리, 한동안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경원시 했던 두 남자는 한 자리에 서서 권력비리에 대해 폭로한다.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들에게 싸늘한 눈초리가 가해졌다. 그러나 아쉽다. 단물 다 빨아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는 그들이 잠시 물러난다해도 또 누군가가 그들을 대신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권력을 잡기 전에 누구나 개혁과 청렴을 노래한다. 그러나 권력의 단맛을 본 이상 쉽게 그 유혹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씁쓸하다. 화무십일홍임에도 그 썩어빠진 뿌리는 결코 뽑힐 리 없어 보인다.


나레이터가 쉬지 않고 얘기하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브라질의 오늘은 한국의 오늘과 비견된다. 핸드 헬드로 찍은 영상과 마치 실제 격투가 벌어지는 듯한 자극적인 폭력 장면이 덧붙여지면서 영화라기보다 다큐같은 냄새가 날 정도였다. 

 

 

 

 

 

 

 

 


엘리트 스쿼드 2 (2011)

Elite Squad 2 
9.3
감독
조세 파디야
출연
와그너 모라, 안드레 라미로, 아란디르 산토스, 밀렘 코르타스, 산드로 로차
정보
액션, 스릴러 | 브라질 | 115 분 | 201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