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훈장과 악동들 - 회초리는 또 하나의 스승?

효준선생 2011. 11. 1. 00:03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이 단체로 혼쭐이 나고 있다. 아이들 앞에 선 남자는 생김새가 독특하다. 콘크리트로 만든 흔한 학교는 아닌 모양이다. 수염을 기르고 망건을 뒤집어 쓴 남자는 아이들 앞에서 일장훈시를 하고 가늘고 매워 보이는 회초리를 들고는 탁탁 내리치기도 한다.


영화 훈장과 악동들은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청학동 훈장으로 잘 알려진 김봉곤이 메가폰을 들고 만든 다큐영화다. 나레이션을 배제하고 50여명의 아이들의 입과 행동을 통해 더불어 산다는 것, 예와 효를 알아간다는 것을 재미와 위트를 섞어 만들어 냈다.


실제 초등학생들이 직접 출연했고 다큐이면서도 인간적인 드라마도 엿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천진무구한 아이들의 실제 모습이 들어가서였다. 그들은 공부만 하러 그곳에 간 것은 아니다. 새로운 친구와 어울리고 자연에서 물고기를 잡고 고구마도 구워먹고 눈싸움도 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법도 서서히 알게 된다. 보름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은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연기를 강요한 것은 아닐테지만 유난히 말썽을 부리는 아이를 보면서 저 아이, 대책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 만약 학부모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내 자식도 한 번쯤 보낼까 하는 생각도 들것 같다. 보름이라는 시간이 길지도 않지만 아이들에겐 짧지도 않은 모양이다. 훈장이 수료를 한 아이들에게 남을 사람 남아라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멈칫하며 다들 부모의 품으로 달려 든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치는 것인지 고민중인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좋은 영상이 될 듯 싶다. 처음의 이치대로 돌아오라는 의미의 회초리처럼 사랑의 매 조차 사라진 요즘 과연 이런 방식이 먹힐 지는 수요자의 판단이지만 말이다.


2011년 초 겨울에 찍은 탓에 설경이 제법 아름답다. 영화 중반에 어디서 찍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새들의 군무도 탄성이 나오는 멋진 장면이다.

 

 

 

 

 

 

 

 


훈장과 악동들 (2011)

9.3
감독
김봉곤
출연
김봉곤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2 분 |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