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더 킥 - 720도 회전킥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효준선생 2011. 10. 31. 11:02

 

 

 

 

 

각 나라에는 그 나라 만의 무술이 있다. 태권도가 세상 최고의 그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태국에 가면 역시 무에타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처럼 그럼 태권도와 무에타이 선수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영화 더 킥을 보기 전 혹시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많이 소개되지 않은 태국 영화 중 단연코 손에 꼽을 만한 옹박의 감독과 스탭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연급 배우들이 한국에서 비행기 타고 온 탓에 대부분의 시퀀스가 이들 위주로 전개되는 바람에 옹박에서 보여준 무에타이의 강렬하고 날카로운 가격등은 상당부분 희석된 아쉬움이 보였다.


하지만 실제 태권도 선수권자인 주연배우들의 날렵한 몸동작과 타격술은 가히 놀라울 정도며 조작된 화면이 아닌가 할 정도로 화려했다. 인간이 보여줄 거의 모든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경합 장면에선 “정말 아프겠다”라는 탄사가 연발되었다. 정통 태권도와 무에타이의 대결을 기대했던 바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실상 싸움박질할 때 정도를 지킬 수 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태양이 보여준 변칙 무술, 특히 야산에서 일당십(一當十)으로 붙었을때 보여준 힙합+무술(舞拳으로 작명함)은 정말 독특한 장면이었다. 그가 입고 나온 속칭 똥싼 바지로도 그 정도의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해보였다. 극중 아버지인 조재현이 아들 태양에게 집요하게 요구한 720도 회전 킥이 언제 나오는 지를 눈여겨 보는 재미도 있다.


액션에 많은 비중을 두는 바람에 전체적인 스토리는 80년대 후반 한국 렌탈 비디오가게를 점령한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비교적 단순하고 인질로 잡혀간 막내 아들 태풍을 구하려는 가족의 애틋한 마음이 지나쳐 일견 시츄에이션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태국 국가 문화재급 보검이 사라졌는데 그 흔한 현지 경찰 하나 등장하지 않는 것도 영화 제작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감안한 것 같았다. 암튼 보검을 탈취하려는 악당 석두(이름도 참 거시기 하지만 이 배역을 맡은 배우 이름을 보기 위해 엔딩을 기다렸다는 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말씀) 드라마 대조영에서 조연으로 나온 도시강이라는 배우(이번엔 이관훈이라는 본명을 씀)도 비주얼 좋은 멋진 악당으로 나왔다. 


태권도 가족의 이국 생활 적응기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가정집, 컨벤션, 깊은 산속, 주방, 동물원등을 돌아다니며 쉬지 않고 보여주는 시츄에이션 액션과 한국에서도 상당한 팬을 가진 지자 아닌(화면으로 처음 보았는데 일본의 아오이 유우 급의 호리호리한 체구로 어찌 그런 액션을 하는지 의아할 정도), 멈(이 아저씨 없으면 영화 정말 퍽퍽했음) 등 태국 현지 배우의 깨소금 같은 조연 연기, 스턴트 맨들의 몸사리지 않은 격투장면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엔딩 크리딧에 촬영중 부상 당하거나 웃기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그것도 놓치지 마시길.

 

 

 

 

 

 

 

 


더 킥 (2011)

The Kick 
8.5
감독
프라차야 핀카엡
출연
조재현, 예지원, 나태주, 태미, 지자 야닌
정보
액션 | 한국, 태국 | 105 분 | 201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