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 터럭 같은 인생사, 대자연속으로 스러지다

효준선생 2011. 10. 30. 00:03

 

 

 

 

하나의 가정사를 빗대어 우주의 시작과 현재를 표현하는 방식, 마치 창세기의 알림과도 같은 잔잔한 울림이 호수의 파문처럼 지형을 넓혀가는 영화, 작은 이야기 하나가 대 서사시처럼 느껴지는 영화, 바로 2011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트리 오브 라이프다.


칸 영화제 수상작치고 흥행대박을 일궈낸 바없다는 속설처럼 대중에게 어필할 오락요소는 거의 없다. 표면적으로만 봐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에 인간극장을 덧붙여 놓은 밋밋한 드라마지만 우주안에서 살고 있는 지금의 사람이 사는 것, 관계를 맺는 것, 그리고 죽는 것에 대한 일대기를 묘하게 펼쳐 놓은 작품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 70정도를 놓고 보면 개개인이 느끼는 인생사는 무수한 곡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대자연 속에서 그 한사람의 인생은 얼마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거기에 수 천년 역사라는 通時에 의거하자면 먼지하나나 될까 그럼에도 우린 감정의 수많은 변주를 통해 산다는 것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며 죽는 날까지 살고 있다.


이 영화는 오브라이언이라는 극히 일반적인 캐릭터의 가장과 그의 가족들의 일상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로 만난 인연에 상당한 방점을 찍고 있다. 오래 전 둘째 아들이 죽었고 큰 아들은 여러해가 지난 지금도 동생에 대한 회상에 마치 사막을 걷는 기분으로 살고 있으며 그 장면은 이 영화 중간 중간에서 숨을 고르는 작용을 한다.


오브라이언 부부와 세 명의 아들, 그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울음보를 터뜨리는 순간, 아버지와 아들이 십수년 이후 살의를 느낄 정도의 인연이 되리라 설마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 영화, 굉장히 느린 템포다. 앞 뒤 부분의 영상미 가득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들 가정을 비추고 있는데 그 중에 핵심은 머리통이 다 컸다고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키워가는 장남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실제로 상당히 불안해 보이기까지 했다.


영화 포스터에 브래드 피트가 갓난 아기의 발을 들여다보고 있다. 바로 자신과의 연분을 통해 세상에 나온 아들이다. 이들의 만남도 우연히 아니라는 점, 이 넓고 큰 세상에서 이들의 조우가 어떤 의미를 띠지는 설명해 주는 장면이다.


영화 앞부분에 장장 15분에 걸쳐 우주의 탄생과 지구의 예전 모습을 다양한 비중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과 나중에 드러나는 오브라이언 가족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또 영화 말미 천상의 세계처럼 보이는 곳에서의 과거의 아버지와 현재의 아들이 만나는 장면은 또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일까 유난히 메타포가 많고 偏角을 활용해 찍는 화면이 많아 다소 어지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어째서 칸의 선택을 받았는지는 137분 동안 직접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브래드 피트의 세 아들로 나오는 아역배우 중 둘째는 브래드 피트와 정말 닮았다. 

 

 

 

 

 

 

 


트리 오브 라이프 (2011)

The Tree of Life 
7
감독
테렌스 맬릭
출연
브래드 피트, 숀 펜, 제시카 차스테인, 피오나 쇼, 조아나 고잉
정보
드라마 | 미국 | 137 분 |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