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청원 - 인생 마지막 페이지를 마술하다

효준선생 2011. 11. 1. 11:01

 

 

 

 

인도영화는 결코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볼리우드라는 조어가 있을 정도로 영화산업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있다. 단지 한국에 인도 영화의 소개가 적을 뿐이다. 이번에 본 영화 청원은 인도영화에 꼭 들어가는 음악 퍼포먼스와 휴머니티를 결합한 전형적인 인도영화지만 거기에 추가로 풀 HD급 영상이 꽤나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인도 최고의 마술사, 에단은 사고로 목 윗부분만 움직일뿐 몸을 쓰지 못한다. 그의 곁에는 무려 12년이나 수발을 들어온 소피아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 병세가 완연해질 수록 까칠한 성격의 에단은 차라리 안락사로 죽고 싶다고 간청한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아직 안락사의 선례가 없어 이에 에단은 스스로 죽을 권리를 법원에 청구한다.


이 영화는 죽고 싶어 하는 한 장애인의 모습을 그리지만 그다지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전혀 없다. 최고의 마술사 출신답게 멋진 정원이 딸린 집에서 하인들을 거느리며 하고픈 이야기는 다 하고 산다. 거기에 마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제자까지 있으니 일견 불행만 한 사나이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운신을 할 수 없다는 건 상당한 고통이다. 그래서 선택한 그의 마지막 소원은 이뤄질 것인가 


후반부는 법정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차라리 뮤지컬에 가깝다. 다소 과장된 배경음악과 효과음, 수시로 등장하는 뮤지컬 코러스와 올드팝송등. 중간 중간 에단의 왕년에 마술쇼가 곁들어지면서 종합예술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등장 인물간의 밀고 당김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극적 갈등을 유발하지만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유쾌한 연애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게 동화속 왕자의 러브스토리처럼 보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인도영화는 러닝타임이길기로 정평이 났다. 이 영화는 126분 정도 되는데 즐거운 영화보기는 길면 길수록 좋다는 인도 영화팬의 입장이라면 오히려 짧은 것 일수도 있다. 


안락사라는 무거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재미있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또 비주얼이 상당한 여주인공을 들여다보는 즐거움과 함께 멋진 음악과 영상이 많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영화다. 

 

 

 

 

 

 

 

 

 

 


청원 (2011)

9.2
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
출연
리틱 로샨, 아이쉬와라야 라이, 쉐나즈 파텔, 아디티야 로이 카푸르, 수헬 세스
정보
드라마 | 인도 | 126 분 | 2011-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