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오직 그대만 - 그녀의 눈이 말을 합니다. 그녀에게 말을 겁니다(강추)

효준선생 2011. 10. 21. 00:13

 

 

 

 

 

전직 복서 철민과 시각장애인이자 전화교환수인 정화는 서로를 사랑한다. 그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앞을 볼 수 없어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을 볼 수 없고, 폭력에 버금가는 격투기 시합 후 악당에 의한 刺傷으로 큰 부상을 입어 말을 못하는 남자 앞에 수술후 앞을 볼 수 있게 된 여자가 있다. 2년의 시간동안 이들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마저 멀어진게 아니었다.


아름다운 여자, 멋진 남자가 보여주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매우 통속적이고 신파냄새가 난다. 그런데도 잘 다듬은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게 영화 오직 그대만의 강력한 흡입력이다. 소지섭, 한효주의 앙상블은 비주얼 측면에선 상당히 고무적이다. 연기력, 대사치는 것, 배우로서의 동선은 일단 제쳐두고 그들을 큰 화면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떨린다. 소시민, 아니 루저에 가까운 그들을 감안하면 화려한 화장이나 옷 매무새는 반영되지도 않았다. 헐렁한 셔츠에 가디건 한쪽을 걸쳤음에도 “간지나는데” 하는 감탄사의 연발이다. 그러니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물론 두 남녀 배우의 화학적 결합도 매우 보기 좋았다. 정화가 햇볕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서 철민의 얼굴을 쓰다듬는 장면은 스크린 밖의 남성 관객들에게도 전이되는 느낌을 받았다.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니다. 억지 웃음을 삽입하지도 않았다. 조연들의 깨소금 연기도 없는 편이다. 앞뒤 정황을 장황하게 읊어대지도 않았다. 그저 사랑밖에 난몰라 하는 두 남녀의 일상만 거북하거나 남사스럽지 않게 비춘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러닝타임을 소비하는데 부담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를 당하는 현장에 나도 있었고 그 사고의 일정부분의 책임을 느낀다면 과연 그 사랑은 지속될 수 있을까? 만약 거꾸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사고의 일정부분의 책임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도 그를 여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길게 묻고 답하지 않았다.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자신이 가진 재주라고는 주먹을 내지르는 것뿐이라서 죽음을 각오하고 링에 오르고 짜여진 수순대로 버려지는 신세가 되지만 섣불리 그녀를 찾아 나설 수 없다. 눈을 뜬 그녀가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섭섭하지만 이내 그게 바로 나라고 말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차마 사랑했던 그녀앞에 내놓지 못해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빛과 어둠, 파스텔톤의 컬러를 잘 활용해 팬시한 느낌이 나도록 조절했다. 전적으로 사랑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가지치기한 냄새가 물씬났다. 사랑을 위협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오로지 사랑하기에, 그래서 함께 하고 옛 모습을 기억하는 그녀 앞에서 쩔쩔매는 철민의 모습을 부각시키려 애를 쓴다. 다들 그 부분 즈음에서 눈시울을 붉혔을 것이다.


영화 오직 그대만을 보면서 어쩌면 연극 무대에 올려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연극적 요소가 적지 않다. 송일곤 감독의 전작인 영화 마법사들이 더 매지션스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던 것처럼 연극으로 각색해도 좋을 것 같았다. 사랑하는 연인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장면을 너무 타이트하게 몰아붙여 여운을 길게 느끼지 못함이 아쉬울 정도로 느낌이 좋았던 영화로 남긴다.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2970  - 뮤지컬 더 매지션스 리뷰

 

 

 

 

 

 

 

 

 


오직 그대만 (2011)

Always 
9.4
감독
송일곤
출연
소지섭, 한효주, 강신일, 박철민, 위승배
정보
드라마 | 한국 | 105 분 | 2011-10-20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