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헬프 - 구석구석 숨어있는 사회병리를 치유할 특효약(강추)

효준선생 2011. 10. 20. 01:09

 

 

 

 

 

또 하나의 수작이 우리 곁에 오려고 한다는 말로 영화 헬프의 리뷰를 시작한다. 유히 백인종에 흠모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 거꾸로 같은 황인종이면서도 동남아쪽 사람들에게는 경시, 심지어 멸시의 눈초리를 보내는 한국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인종갈등 치유 드라마가 바로 이 영화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면 과연 세상엔 인종차별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출신지, 학벌, 집안배경, 종교, 경제력 심지어 하고 다니는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차별이 사람사이에 존재한다. 영화 헬프는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의 잭슨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흑인 가정부에 대한 백인들의 이중적 잣대를 정통으로 비꼬는 내용이지만 우리 한국인에게도 아니, 이런 저런 이유로 같은 사람을 편가르는 인간 본성 기저의 나쁜 마음을 고발하는 르포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러 명의 흑인 가정부가 등장하지만 문제 유발자인 미니와 문제 조정자인 에이블린이 주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그들의 주인들은 그 당시의 패션스타일을 주도하려는 듯 화려한 치장으로 하루 하루를 즐기는 유한부인으로 그려지고 있다. 레스토랑에 모여 수다를 떨고 누구의 헤어와 의상이 멋있는지 비교를 하고 자신들과 친하지 않은(흑인 가정부에게 잘 해주는) 다른 여자를 헐뜯는 전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흑인 가정부들이 주눅만 들어 살지는 않는다. 그들 나름의 자존심은 곳곳에서 마찰을 불러일으키지만 그녀들이 없이는 하루도 집안 살림을 끌고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진 백인여성들에게 한 방으로 먹인다. 이 부분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갈등과 유머만으로 이 영화가 수작이 될 수는 없다. 본인도 백인이면서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사회초년병의 제안으로 흑인 가정부의 일상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사람답게 살 권리에 대해 사회구성원이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과정이 자못 진지하고도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숨겨진 진실을 당장의 이익 때문에 말 못하는 세상,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일소하려는 노력이 이 영화의 핵심주제다.


영화 제목 헬프는 도우미라는 원래의 의미말고도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다라는 동사로, 또 세상을 더불어사는 법을 일깨워주는데 도와줄만한 의 형용사등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워낙 배우들의 연기력이 출중하고 곳곳에 산재한 웃음보따리 때문에 무려 13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도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 헬프가 개봉후 새로운 화두를 끄집어 낼 가능성이 농후한 사회병리현상의 치유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헬프 (2011)

The Help 
8.8
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엠마 스톤, 바이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정보
드라마 | 미국 | 137 분 | 201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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