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위도 - 누구든 깊이 알려고 하면 다친다

효준선생 2011. 10. 17. 00:14

 

 

 

 

전북 부안군 위도, 실제로 존재하는 섬이다. 그러나 고슴도치 섬이라는 한자어와 달리 영화 위도에서의 위자는 거짓을 의미하는 僞를 사용한다.


제목에 쓰인 한 글자 한자만 봐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읽어낼 수 있다. 의문의 사망사건이 연신 발생하고 범인은 고사하고 수사를 하러간 형사마저도 갈피를 못잡고 마는 현실, 그러는 와중에도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 죽어나가는 섬, 위도. 대체 그 섬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종래 영화속에 배경으로 나오는 섬의 이미지는 고립, 음습, 위선등의 형용사들이 떠오른다. 한결 같이 부정적인데 그 이유는 사건의 정황을 흩트리지 않고 한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데서 오는 집요함이 가능해서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다방 종업원이 한 명 등장한다. 그녀왈, 도망을 가고 싶어도 곧바로 잡혀들어온 다는 것이다. 영화속 내용도 마찬가지다.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형사의 개입이 시작되지만 섬의 유지는 한마디로 의심을 눈초리를 차단시킨다. 위도에서는 다 그러고 산다.


영화 위도는 미스테리 형사 스릴러물을 표방하는 듯 싶지만 전체적인 얼개는 느슨해 보인다. 영화적 장치가 마치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연극무대 같은 느낌이 든다. 그건 섬이라는 좁은 환경이 만들어내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지만 정황마저 자꾸 우연의 일치처럼 반복이 되면 연극은 몰라도 영화는 인내하기 쉽지 않다.


5년전 섬에서 발생한 모종의 사건, 한 여자는 정신병원으로 가고 다른 사람들은 일체 함구한다. 그리고 섬에 불어닥친 개발이라는 이름의 괴물, 사람들은 돈 되는 일이라면 인성마저 다 갖다 버린 채 마치 뼈다귀에 남은 살점을 발려먹기 위해 달려드는 미친개처럼 살아간다. 겉모습만 인간이면 뭐하나 속은 축생에 다름 아닌걸.


작년에 영화 참을 수 없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본 바 있어 기대가 컸던 정찬, 깨끗하지 못한 형사역으로 분한다. 그외에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다방 레지로 나온 여자역할과 해병대 예비역 캐릭터에 점수를 주고 싶다.

 

한 번 들어오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공간인 섬, 거짓만 남고 진실은 은폐하기에 급급한 섬사람들. 쾡한 눈빛으로 외지인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 최근 蝟島에서 일어났던 몇 가지 실제 사건과 맞물려 영화를 다보고 나니 마치 발을 헛디디면 낭떠러지 바닷속으로 풍덩 빠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위도 (2011)

Wi-do 
8.2
감독
백정민
출연
정찬, 이두일, 김현균, 윤영
정보
미스터리, 스릴러 | 한국 | 108 분 | 2011-10-20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