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완득이 - 이보다 멋진 멘토가 세상에 또 있을까(강추)

효준선생 2011. 10. 16. 01:51

 

 

 

 

영화 완득이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바로된 예라 할 수 있다. 작가 김려령의 소설에서 태어나 대학로 연극과 영화로 진화하며 특정장르에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 특유의 친화력을 전파하고 있으니 만든 사람이나 보는 사람에게 행복을 준 기특한 아웃풋인 셈이다.


학교라는 청춘드라마의 도식에서 시작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고등학교 2학년 도완득과 친구들, 그리고 요즘 애들 보다 더 막나가는 “똥주” 선생까지 그들의 보폭은 생각외로 경쾌하다. 마치 조폭 나부랭이나 되는 듯 그리는 것이 현실을 반영한 것 같이 생각하는 어느 영화와 달리 도완득에게 학교란 다니기 싫지만 그렇다고 그곳에서 이탈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는 편부슬하의 가정에서 일나가는 아버지 대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혼자 햇반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심심하면 한 집 건너 자기와 같은 옥탑방에 사는 “담탱이”와 옥신각신 하며 지낸다.


영화 중반께 이르며 슬슬 영화의 사회학을 준비한다. 한국에 와 있는 좀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 이주 노동자, 혹은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라고 부르는 그들, 불법체류와 검거등이 맞물리며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흐르지만 그렇다고 영화 전체적인 유머 소스는 여전하다. 담임선생을 맡은 김윤석의 몫은 지대하다. 사실 그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다. 조연이면서도 완득이로 대변되는 청춘들, 무관심속에서 잘 못된 길로 빠지기 십상인 그에게 인생의 아주 많은 길 중에 한 가지로 제시해주는 상당히 모범적인 교사상을 그려낸다. 선생치고는 욕설도 잦고 하는 행동 거지도 동네 건달같기도 하지만 어쩌랴 서생같은 선생보다 친구나 형님 같은 선생이 요즘 애들에게 더 먹히는 걸.


영화 완득이는 도덕 교과서이길 거부한다. 그렇다고 불량만화로 치닫는 것도 제어한다. 둘 사이에서 선의의 교집합을 찾았고 그게 바로 부모와의 끈끈한 정이었다. 종래의 드라마속에서 출생의 정체를 나중에서야 알게되는 미성년자들은 대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엇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완득이는 자신의 처지를 너무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 점이 밋밋해 보이지만 어차피 제자리로 돌아 올 것을 깔끔하게 가지를 친 점은 이 영화를 신파로 몰아가지 않는데 작용을 했다. 그래도 필리핀 출신의 친엄마와 신발을 사는 장면, 그리고 누구냐는 질문에 “우리 엄마”라고 하는 장면에선 제 아무리 비정한 인간이라도 울컥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청춘은 누구나 한번 거친다. 완득이처럼 가진 것 없는 천둥 벌거숭이에게도 주변에 그렇게 많은 인생의 조력자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자 인복이다. 얌마 도완득이라고 불러주는 똥주 선생보다 더 큰 멘토가 세상에 또 어디있겠나. 당신 기억속의 선생님은 지금 당신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옥탑방 주민끼리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연극속 미쟝센과 많이 흡사하다. 완득이가 다음엔 어떤 장르로 우리곁에 올지도 궁금하다. 유아인의 새도우 복싱하는 모습은 소설책 표지의 캐릭터와 완전 똑같아 보인다. 우리 곁의 수많은 청춘 “도완득”들의 파이팅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