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 - 나, 정말 그곳에 가고 싶다

효준선생 2011. 10. 13. 00:58

 

 

 

 

책 한 권을 보면서 확실하게 지은이와 물아일체를 시키면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다. 그중에서는 기행문이 그러한데 내가 갈 수 없는 곳이지만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을 작가가 나 대신 둘러보고 유려한 필체로 내게 소개해준다니 마치 좋은 그림을 거저 얻은 기분이 들었다.


동아일보에서 중국 소식을 많이 전해준 전직 기자 출신의 황의봉이 쓴 샹그릴라 하늘 호수에 서다는 이 책의 절반을 가서 둘러본 나에게는 추억을 회상시켜주는 고마움마저 느끼게 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운남성과 사천성 일대, 20세기 초반 오리엔탈리즘의 극치였던 서양인들의 꿈의 고향이었던 샹그릴라를 둘러보고 그들이, 또는 자신이 느꼈던 소감을 과장됨 없이 부드러운 이야기체로 써 놓았다.


중국을 둘러보고 온 기행문을 수없이 많고 거진 읽어 보았다. 그런데 어떤 책은 자신의 현학적인 태도를 자랑하는 듯 해서, 또 어떤 책은 누가 그러더라는 식으로 자신감 결여의 소풍감상문 같아서 보기에 민망한 적도 많았다. 또 하나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기 전에 그동안의 삶을 되집어 보려는 작가의 차분함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자신의 시시콜콜한 인생사를 풀어 놓기 보다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솔직히 수긍하는법을 알려주었고, 곡절 많은 모험담이 아닌 그곳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전해져왔다. 중년 남자 둘의 오지 여행담,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절대 갈 수 없는 험난한 곳이 아니다. 나도 다녀왔고 이 책을 보고 누구라도 다녀 올 수 있는 그 곳이다.


이 책을 읽고 도시 생활에 찌들었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무의미하게 사는 사람들, 개발만이 장땡이다라고 주장하며 시멘트로 치장하는 것을 최고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곡선미가 자연의 아름다움임에도 자꾸 직선으로 펼 생각만을 하는 사람들은 꼭 좀 이곳에 다녀오기를 바란다.


이책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샹그릴라는 세상에 없는 이상향인지도 모른다. 지도에 없다고 머뭇거릴 필요도 없다. 그곳에 가면 그리고 마음을 좀 열고 시계바늘이 좀 느리게 흘러가는 그곳이라면 누구라도 이상향을 맛볼 수 있다.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

저자
황의봉 지음
출판사
미래의창 | 2011-05-27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구름의 남쪽 중국 운남성, 최후의 낙원 샹그릴라‘절대 자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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