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착하게 살아도 괜찮아 - 독한 세상을 사는 또하나의 방법

효준선생 2011. 6. 25. 00:59

 

 

 

 

어린시절 부모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 착하게 굴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한다. 착하게 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저 부모님이 하라는 것만 하면 착한 것일까 잠시 궁금해 하지만 아이들에게 정확하게 꽂히는 무엇은 없었다. 자라면서도 그저 착하게 살자며 스스로를 수렴하지만 내가 아닌 사람들은 내 안목에서는 그렇게 착한 것 같지는 않구나라며 어린 시절 받았던 교화에 실망하거나 이내 심드렁해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부모가 되면 아이들이 말썽이라도 부릴때면 어느새 자기 입에서 “제발 착하게 좀 굴어라”라며 아이들에게 꿀밤이 먹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살라며 가급적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가르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크는 애들이 다 그렇지 하며 다소 방만한 교육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오는 차이는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된 뒤 정신적인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모벤스에서 나온 책 착하게 살아도 괜찮아는 현대인들에게 대체 착하게 살면서 뭔가 손해를 본다는 수세적인 심리현상을 열거하고 거기에 대해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이 책의 저자인 카야마 리카가 나름대로 어드바이스를 내려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받아 들어 표지를 보면 배시시 웃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진다. 내용을 채 보지 않아도 이 책이야 말로 착한 책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요즘은 경쟁이 최고의 선인 것처럼 주장한다. 서바이벌 오디션이 난무하고 객석에서는 무대위의 선수들이 치고 받고 피를 흘리는 것을 즐기는 중세인들처럼 흥분한다.  그렇게 해서 우승자의 자리를 차지한 뒤 밀려오는 허탈함은 모두에게 전파되지만 이미 각성이 된 끝인지라 다음에는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에 매달리게 된다.


관중으로 자리할때는 옆 사람도 그런 모습이기도 상관없지만 홀로 남겨지면 극도의 불안감과 소심증으로 불편해 하기 마련이다.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만 상대는 자신을 경쟁자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나만 뒤처진 채 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심리적 위축에 대해 언급하지만 그걸 힘들게 고칠 필요가 과연 있나요? 라고 묻는다. 임상에 등장하는 몇몇의 케이스들은 나름대로 세파에 어울려 사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런데 저자는 그들의 행동에 조언을 해주는 대신 다소 관조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조언은 이미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한 번 정도 곰곰이 생각해볼 여지를 만들어 준다.


세상을 혼자서만 살 수 없듯이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어깨를 토닥거리며 “~ 하고 싶지 않나요”라고 말걸기를 한다. ‘스스로가 자신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 준다’와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한다 해도 주변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는다’ 과연 저자는 어느 쪽을 선호할까? 그리고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이제 착하게 살아서 손해본다는 생각은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할 듯 싶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도 아니고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에 경도되어 하루아침에 성격을 개조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왔다면 당신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 역시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착하게 살아도 된다.


하나의 챕터 앞쪽에는 사진작가 이종선의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의 웃음 모습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나를 들들 볶는 상사나 친구에게 슬며시 이 책 한권 내밀어 보자. 미소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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