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스토리를 팔아라 - 힘들면 잠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라

효준선생 2011. 6. 27. 00:26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유명인사의 석세스 스토리를 다룬 책은 많다. 가족이야기에서 시작해 좋은 학교 나오고 초반의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윤필되고 과장된 묘사로 치장해 놓은 성공담. 보기엔 부럽기도 하지만 이내 나와는 사는 길이 다른 인물이라고 치부하고 한켠에 치워놓게 마련인 이런 류의 책들. 흔하다.


유명할 수록 감추고 싶은 이야기도 많겠지만 실패보다는 성공에 방점을 둔 그런 책들을 보면 부러움과 시샘, 또는 나는 뭐하나 하는 자괴감도 동반된다.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굳이 이런 책들을 돈 주고 살필도 없을 것이다.


21세기 북스에서 나온 스토리를 팔아라는 현직 보험회사 대표인 김창국씨가 쓴 일종의 세일 가이드북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그런 비슷비슷한 성공담일 줄 알고 한참 격리해두었던 이 책을 손에 들고는 쉴새 없이 읽어내려갔다. 무엇이 그런 힘을 만들었을까 이책이 그렇다고 재미와 유머로만 가득한 읽기 편한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 대신 이 책에 언급된 수많은 이야기들, 어디선가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익숙한 문구가 달달외우던 옛날의 내모습도 떠올라 흐뭇한 미소도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저자와 나의 가장 큰 차이는 좋은 문구하나를 자신의 세일즈에 사용했느냐 아니면 그냥 외워서 마음 한켠에 저장해두고 이내 잊어버렸냐의 차이다. 


지은이는 훌륭한 세일즈맨이다. 실패 경험도 거의 없어 보인다. 처음 무역회사에 입사한뒤 세일즈의 맛을 보고 보험회사로 이적, 돈과 경험을 축적한 그에게 더 이상 부러워 할 일은 없어보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이야기꾼이다. 자신이 팔아야할 상품을 내보이지 않고 사주어야 할 사람과의 교감을 위해 그가 알고 있던 이야기를 구수하게 먼저 들려준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험이라는 업종이 세상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기에 그가 선택한 전략은 유효적절해 보였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내게 해주는 이야기로 또는 나도 잘 기억하고 있다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써먹을 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예전에 다니는 회사로 출근하다시피한 생활설계사의 이미지와 오버랩되어 웃음도 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차례 표지에 나온 저자의 얼굴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천생이 세일즈맨이란 있는 걸까? 아니면 이 사람은 만들어진 것일까?


힘이 들어, 혹은 하던 일이 잘 안될때는 잠시 옆을 봐도 좋다. 그대신 주저않지 말고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빌려보는 것도 좋다. 한발 먼저 가있는 토끼라고 해서 부러워만 할 필요는 없다. 토끼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후발주자에게 약이 될 수 있다면 좀 쓰더라도 나눠마시면 된다.


이 책에는 좋은 문구들이 많이 나와 그 부분마다 표시를 해두었다. 그중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누군가는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상대방을 공략해나가는 무기를 챙겼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또 어떤 무기를 챙기려 하는가. 뭐 좀 재미난 이야기는 없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 몇 개만 숙지하고 있어도 많은 도움을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