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서평 공자 인생강의 - 21세기에도 공자가 주목받는 이유

효준선생 2011. 8. 22. 00:09

 

 

 

 

중국인에게 공자는 어떤 존재일까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위대한 철학자이자 한 사회의 정신적 지주인 그의 위상이 출렁거린 적도 많습니다. 명나라 학자인 이지의 경우 공자가 죽어야 (공자에 대한 믿음을 거두어야) 온 나라가 정상화 될 것이라고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유학이 한 나라의 국정 철학이던 시절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들을 가치도 없는 것이라 폄하되었지만 그로부터 300년이 지나 중국에서는 非孔 이라며 모욕적인 대우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사적과 관련된 것들은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그를 언급하는 자는 시대를 거스린다 하여 인민재판에 올려졌습니다. 바로 문화대혁명때의 일 입니다.

 

2000년 들어 중국의 통치세력들은 경제 부양에 매몰되어 인간적 가치를 잃어버리는 사회현상을 경외하여 다시금 공자의 윤리도덕관을 슬슬 부각시켰습니다.

이제 중국에서 공자는 완벽하게 복권되었으며 그의 사적들은 별 다섯개 유명 관광지가 되어 수많은 중국인과 외국인이 둘러보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그런 것 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주창한 사상이 어느 정도로 사람들에게 가치있는 사상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논어를 읽어보기 전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루한 노땅들의 잔소리일 것이라는 편견말입니다. 그러다 학교에서 논어로 스터디를 하며 논어 안에 담겨진 경각의 一句는 오늘날 피폐한 사회현상과 맞물려 그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전공자임에도 쉽지 않게 읽혀지는 고문인지라 일반인들에게 논어는 역시 접하기 쉽지 않은 철학책에 불과했습니다.

 

그동안 논어를 집주하거나 해제한 책들은 많지만 술술 읽히는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하나의 구절을 읽고 나면 피곤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시공사에서 출판하고 바오펑산이 지은 공자인생강의는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에서 저자가 직접 강의한 내용을 번역해 낸 책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딱딱한 서술체가 아니라 강사가 일반 대중에게 강연을 하는 이야기체로 되어 있어 읽기 편합니다. 거기에 논어의 편집 순서가 아니라 저자의 머리속에 정리된 주제순 대로 나오기 때문에 논어를 읽지 않았던 사람들도 부담없이 읽기 좋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주제를 공자의 나이 순으로 정한 것 같습니다. 공자의 어린 시절 학문에 뜻을 두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세상을 판단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실천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생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공자의 행적을 고찰하려고 합니다.

 

이런 연대기적 기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그 나이에 맞춰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불혹의 나이인 독자라면 그 나이때 공자의 일생을 들여다 보면서 자신에게 대입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자는 논어의 예증을 소개하는데 매달리지는 않습니다. 사서삼경과 사기등에서도 공자와 그의 제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논어는 잘 알다시피 공자가 직접 기술한 책이 아닙니다. 그가 남긴 말을 제자들이 編한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검수가 필요한 부분도 몇 군데 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이 책은 공자왈 맹자왈이라는 이미 화석화된 낡은 철학서에서 벗어나 오늘을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중에 한 부분만 언급해봅니다.

 

공자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바로 덜어내는 법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꾸 뭔가를 채우려고만 합니다.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행복을 말할 때 잘 비우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탐욕, 불평, 사리사욕을 비울 줄 안다면 우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저자인 鮑鵬山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