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관음산 - 청춘들의 성장통, 그리고 기성세대의 아픔

효준선생 2011. 10. 3. 00:18

 

 

 

 

 

청춘들의 아픈 성장을 그린 영화는 많다. 그리고 적절하게 치유받는 방법도 제시한다. 그런데 중국영화 관음산은 이런 청춘들의 성장통에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그리고 실제 중국에서 있었던 사천 대지진을 섞어 모든 사람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음을 그리고 있다.


사천은 당나라 시인 이백이 읊었던 것처럼 촉도난, 즉 사천가는 길은 험하고도 험하다. 영화속에서도 중국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지평선은 하나도 없고 깊은 산골짜기에 첩첩하게 가로 막은 산맥들이 펼쳐있었다. 거기에 지진으로 뒤죽박죽된 채 마치 날카로운 칼로 내리친 듯한 절개지가 보였다.


그래도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언제부터 친구인지 몰라도 세 명의 친구들은 이성과 동성의 애매한 차이도 느끼지 못하는 죽마고우다. 셋방을 얻어 자식을 교통사고로 잃은 한 중년 여성과 동거를 시작한다. 그녀의 슬픔, 그리고 세 친구 각각의 과거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건 마치 지진의 쓰나미가 훑고 지나간 사천땅의 굴곡과 잇닿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영화 중반에 실제 있었던 사천 지진발생 당시의 뉴스 화면을 삽입해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고통 받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관음산은 역이름으로 존재하며 관음묘는 도교의 사당이다. 지진으로 파괴된 관음묘를 수리하며 치유의 방법을 찾는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수행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여자, 그리고 이젠 마치 새 엄마를 만난 것 같이 행복해 보이던 그들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한다.


사회성 짙은 영화라서 따분하지나 않을까 했지만 세 친구들의 초반부의 유머러스한 장면도 많고, 감정선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 구조도 탄탄해 보였다. 특히 화물열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사천일대의 산수와 어울려 시원한 느낌도 주었다.


배우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연기 잘하는 중견배우 장애가와 대륙 최고의 미녀배우 판빙빙, 그리고 잘나가는 청춘스타 진백림, 그리고 이 영화의 웃음코드였던 비룡등의 연기력이 아주 좋았다. 특히 민낯으로 화장하는 과정, 세안한 바로 뒤의 모습, 샤워신, 롱컷의 딥키스신등등 여배우들이 꺼려하는 샷을 고루 보여준 판빙빙을 다시 보게 만든 영화다. 작년 도쿄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