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어깨 위의 나비 - 사랑의 유효기한은 얼마인가요

효준선생 2011. 9. 29. 01:01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3년이 다되어 가지만 행적을 찾을 길이 없다. 그러는 사이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뻘되는 여자와 자신을 취재하러 온 여기자로부터 은근한 사랑의 감정을 전달받는다.


대개의 경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며 사랑의 유통기한을 합리화하지만 영화 어깨위의 나비의 남자에겐 거리가 먼 이야기인 듯 싶었다. 오매불망,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사라져버린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그 모습이 자못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였다.


아니 영화자체가 비현실적인 코드다. 월하도인이라는 聖體에게 자신의 존재를 감추는 대신 남자친구를 병환으로부터 구해달라는 제의를 한 것 자체가 극히 판타지스러웠다. 이 영화를 창작 멜로물로 보기엔 다소 애매했던 것은 기존의 여러 문학작품에서 소재를 따온 것같은 기시감이 들어서였다. 남자친구 곁에서 맴도는 나비로 粉身을 한 채 날아다니는 모습하며 같은 곤충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지 모르지만 벅스 라이프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했다.


실사에 약간의 애니메이션 기법을 심어 종래 보기드문 영상을 만들어 냈지만 눈에 확띠는 곡절많은 사연은 배제하고 남자와 그를 둘러싼 여자들의 일상만을 좇다보니 다소 루즈한 감이 없지 않았다. 사랑은 정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운 사람이 있지만 어느새 성큼 다가온 새로운 사랑에 휘둘린다고 다 不貞한 것도 아닐 듯 싶다. 나비가 되기전 월하도인이 물었다. 너의 사랑이 얼마나 공고한지 한 번 보자고...그게 3년이라는 시간이라면,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 다시 해후한다고 해서 영원할 수 있다고는 보장하기 어렵다. 아, 어렵고도 어려운 사랑의 시간들이여.


중국의 진곤, 강일연과 대만의 계륜미, 홍콩의 양영기가 연기 대결을 펼친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배우들인지라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소녀 취향의 판타지 멜로물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들여다 봐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