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톤 - 치명적 유혹, 진실은 왜곡된다

효준선생 2011. 9. 28. 00:10

 

 

 

 

 

외피만 봐서는 액션물 같은데 내용은 심리극이다. 아무래도 주연 배우 3인의 이름값때문일 듯 싶다. 로버트 드니로와 밀라 요보비치, 그리고 에드워드 노튼의 삼각편대는 말그대로 사이코 스릴러물에 가까운 드라마를 찍은 셈인데 치고 받는 액션은 하나도 없이 그야말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말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가석방 심사관으로 근무한지 올해로 정년이 다된 잭, 마지막 업무라고 맡은 게 일명 “스톤”으로 통하는 제랄드 크리슨의 가석방 여부에 도장을 찍어 주는 일이다. 그런데 요 스톤이라는 놈이 만만치가 않다. 조부모 살해사건에 연루되어 7년이나 감옥에서 있었던 스톤은 어떻게 해서든 가석방을 얻어내려 존을 혀치 혀로 구슬린다. 경험을 내세우며 끄덕도 하지 않던 잭은 생각지도 못한 유혹에 조금씩 흔들리고 만다. 그 유혹의 원천은 스톤의 와이프인 루세타.


이렇게 세 명의 치명적 캐릭터들은 서로를 물고 물어 뜯는 천적이자 동반자의 신세가 된다. 한번은 공세로, 또 한번은 수세에 몰리면서도 결코 물러나려 하지 않는 철장안의 맹수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사실 이 영화의 핵심은 누가 가장 진실한가를 묻는 게임이다. 단 한번도 부정을 저지른 적이 없었냐는 스톤의 공세에 잭은 처음엔 들은 척도 하지 않지만 영화 도입부는 잭의 젊은 시절의 모호한 행위로 시작하며 엔딩도 그렇게 종결했다. 다시말해 부정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그걸 감추는 능력은 진실과는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게 이 영화가 묻는 질문이었다.


자신의 와이프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 하면서도 그걸 이용하는 스톤, 그런 스톤을 잡범 또는 믿을 수 없는 죄수로만 간주하는 잭, 그리고 자신은 결코 미녀(?)의 꼬임따위엔 넘어가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수컷의 모습을 보이는 잭, 그리고 마지막 루세타의 비밀스런 행각등등.


에드워드 노튼의 눈빛을 보면 정말 악하다라고 느낌을 받았는데 레게 머리를 하고 건들거리는 모습을 보니 범접하기 어려운 죄수의 모습을 잘 표현해 냈다. 제 아무리 경험많은 가석방 심사관도 쉽사리 도장을 찍어주긴 쉬워보이지 않았다. 영화 후반부 머리를 풀고 나타난 그의 또 다른 모습에선 저렇게 간지나는 모습도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 그가 드니로에게 어떤 복수를 한 건지, 그리고 그의 복수가 맞는지는 중요한 게 아닌 듯 보였다.


누구나 마음에 뱀또아리처럼 자리 잡고 있는 선과 악의 가치관은 이 영화 속에서 기묘한 거래를 통해 왜곡되게 드러난다. “나는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믿으며 영화를 보겠지만 사람 마음속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 않았나. 가석방 심사관이 죄수복을 입지 말라는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