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리벤지, 미친 사랑이야기 - 나도 이런 복수 할 수 있을까

효준선생 2011. 9. 25. 02:03

 

 

 

 

누군가에게 가지기 시작한 복수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희석되는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복수도 있다. 이 극단적 현상을 조화시키는 것을 용서라 한다면 영화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의 남자 주인공 찬 킷에게는 용서란 단어는 결코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각인시켜주었다.


그녀를 아는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저능아라며 손가락질 했지만 만두가게 종업원 찬 킷은 청윙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험악한 세상은 그녀를 그냥 놔두지 않았고 깨지지 쉬운 청춘은 그들을 지켜주리라 믿었던 공권력에 의해 산산히 파괴되어버렸다. 도가니속에 빠져버린 젊은 청춘 둘에게 세상에 분노하는 방법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가 강해져 복수를 하는 것뿐,


이 영화엔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향략업소 여성들은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폭행을 당해도 싸고 가진 자의 용서는 상대방의 허락없이도 모든 일이 赦해질 수 있다. 찬킷과 청윙이 얼마나 사랑을 했고 그 관계를 헤집어 놓는 자들은 반드시 나쁜 놈이라는 설정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가족일 수도 있고 아니 그냥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원치 않는 용서가 자행되는 순간, 복수의 크기는 무한대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폭발되는 결과는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수준으로 증폭된다.


영화 초반은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임산부와 사내들이 매우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을 당하고 그들은 모두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용의자가 잡히지만 또 하나의 유사 범죄가 발생하면서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가며 영화의 포커스는 과거로 회귀된다.


영화가 여섯 개의 챕터로 나뉘고 제목은 자극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냄새가 난다. 특히 마지막 장절의 악마와 천사가 손을 맞잡다라는 부분에 이르면 과연 누가 악마인지, 누가 천사인지가 불분명해진다. 이미 영화를 거의 다 본 뒤 끝에 등장하는 찬킷은 여전히 희번득거리는 살기의 눈빛을 내던지고 5년전 한 커플의 사랑을 짓뭉개버리고도 마치 천사의 귀환이라도 되는 듯 아이들과 천진한 놀이를 하는 전직 형사의 만남이 그러하다.


검은 옷의 찬킷이 악마인가 아니면 하얀 옷을 입은 그가 천사인가 복수는 자행되고 또 천사표 아이들에 의해 복수 그 이상의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순간, 이 영화는 사랑을 짓밟힌 한 남자의 지난한 복수극이라기 보다 인간 내면의 휴머니티를 자극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보였다. 그렇기에 죽었을 것이라고 본 캐릭터가 자꾸 되살아나는 이미지로 등장하고 역시 죽었을 것이라고 본 여자가 환영이 아닌 실존으로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세기말적 분위기가 자욱하다. 매니아적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캐스팅에서도 그럴 수 밖에 없었을 듯 싶다. 일본의 성인물 여주인공을 이름을 알린 아오이 소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연기를 해냈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복수의 화신을 표현한 주노 막은 올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2011)

Revenge: A Love Story 
6
감독
황정보
출연
맥준룡, 아오이 소라, 전소호
정보
스릴러 | 홍콩 | 91 분 | 2011-10-06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