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 - 글루미한 추석엔 웃자구요^^

효준선생 2011. 9. 14. 00:19

 

 

 

 

2003년 늦은 봄에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을 중심으로 사스가 한창 창궐하던 시점인지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본에 간 것인데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이동했다. 3박 4일 동안 자유여행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참 많이 한 듯 하고 혼자만의 여행인지라 급할일도 해야할 일도 없이 유유자적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 가문의 영광 그 네 번째 이야기 가문의 수난이 바로 이 일본 후쿠오카에 간 한국의 엄니손 식품 회장 일가의 좌충우돌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전작 시리즈물이 워낙에 히트를 쳐서 기대도 컸지만 남의 나라가서 거지생활을 한 내용만 봐서는 왜 그래야하는지 개연성 부족에서부터 실망이 컸다. 앞뒤 연결고리도 느슨하고 그냥 장소만 이동하면서 애드립 강한 웃음코드만 적절하게 삽입한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도 해외여행 다녀면서 이 영화속 에피소드 한 두가지 겪지 않은 일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가이드와 만나지 못해 쩔쩔매던 일, 먹는 음식이 입에 안맞거나 너무 비싸서 도로 나와야 했던 일, 말이 안통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이동했던 일,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헤맸던 일등등. 이 영화는 이런 에피소드에 강력한 웃음을 삽입하려 했기에 무리해보이기도 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다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전편과 달리 왜 따라 갔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수행비서 정준하가 대부분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기에 이 영화가 유치한 코미디가 되었다고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영화 코미디 맞다. 헐리웃 코미디 영화속 배우들은 죄다 정극 배우라고 생각하고 높은 점수를 주면서 한국 코미디 영화엔 코미디언이 나오면 저질이라고 하는 걸까


웃음이 기승전결을 타고 물흐르듯 전개되지 않아서 그렇게 각각의 장면에서 웃기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실없이 낄낄거리다 보니 어느새 이국땅에서의 행려생활을 청산하려는 그들의 모습이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의 태생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굳이 작품성을 논할 필요는 없다. 오늘 극장에 온 관객들을 보니 시골에서 역귀성을 한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관객이 많아 보였다. 추석에 맘 편히 놀면서 영화 한 편보려는데 총쏘며 사람죽이고 철학적 형이상학을 함께 고민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휘발성이 강한, 그래서 극장에서는 박장대소하며 웃고 극장문을 나서면 내가 무엇을 보았나 할 정도지만 그런게 먹힌다. 한국의 추석 연휴엔.


좋은 영화란 정답이 없다. 내가 웃고 싶을 때 웃겨주는 영화, 내가 심각해지고 싶을때 심각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 속이 답답할 때 화려한 액션으로 답답한 속을 뻥 뚫어 주는 영화, 그때 그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영화가 좋은 영화인 듯 싶다. 누군지 모르지만 영화 엔딩에 삽입된 장면까지 다보고 박수를 쳐주는 관객을 보았다. 아마도 좀 웃고 싶은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오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멀리 해외로 나가 본 홍회장 식구들, 다음편에 며느리들 까지 다 데리고 어디로 갈까 이번에 나오지 않은 김원희와 신이의 이야기가 얼핏 나온다. 일본에서 찍은 영화라 배역들은 일본인들인데 배우들은 한국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또 오랜만에 유민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문의 영광4 - 가문의 수난 (2011)

3.2
감독
정태원
출연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임형준, 정준하
정보
코미디 | 한국 | 103 분 | 2011-09-07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