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효준선생 2011. 9. 2. 00:30

 

 

 

스틸 사진만 보면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린 가족영화 같다. 그런데 가을 초입에 선을 보였으니 약간 이른 감은 없지 않다. 하지만 한동안 거칠고 센 영화로 머리속이 날카롭게 곤두선 요즘, “그 무엇보다 내 가족이 최고다라고 외치는 영화를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들렀던 어느 식당 구석자리에 추억이 남겨진 소년이 있다. 남극으로 파견된 아버지와 다시 조우할 수 없이 성장한 그는 잘나가는 부동산 개발업자지만 가정사는 평탄치 않다. 아내와는 별거중이고 아이들과는 격주로 한 번 만날 정도다. 돈은 많아 좋은 오피스텔에서 거주하지만 늘 외롭다. 뭔가 허전하다.

땅값 비싼 뉴욕에 오래된 식당을 운영하는 할머니 주인, 부동산 업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팔라고 아우성이지만 할머니는 요지부동이다. 식당이 헐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자들은 미스터 파퍼에게 식당인수 업무를 맡긴다.

 

하루는 남극에서 이미 타계한 아버지가 보냈다는 말도 안되는 소포를 받는다. 그 안에는 뉴욕과는 맞지 않는 펭귄이 들어 있다. 맙소사, 그것도 여섯마리나. 파퍼는 죽을 맛이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는 오피스텔의 이웃들과의 마찰, 펭귄을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알고 귀여워 하는 아이들, 식당인수건으로 머리는 복잡한데 별거중인 아내는 새로운 남자친구와 멀리 해외여행을 떠나겠단다.

 

상황이 이 정도가 되면 미칠 법도 하지만 미스터 파퍼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어느덧 펭귄과 친분을 쌓아가며 마치 자식 돌보듯 하는 그는 동물원에서 나온 조련사와 실랑이를 벌이며 펭귄 쟁탈전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코믹요소가 다분하다. 장난스러우면서도 추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코미디를 보여준 짐 캐리의 연륜있는 연기에 실사와 CG를 덧입혀 귀엽게 만들어낸 여섯마리의 악동 펭귄들이 뒤뚱거리면서도 할 것 다하는 모습이 연신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생활 코미디물이면서도 그 안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요소들을 담고 있다. 남극해의 유빙이 너무 빨리 녹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고, 펭귄의 알이 부화하지 못하자 최선을 다해 지켜내려는 모습등은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펭귄 가족의 해후와 파퍼 가족의 재결합을 매치업 시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모습을, 무조건 헐고 높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 추억이 담긴 오래된 식당을 유지 보수하며 사람들에게 추억을 되돌려 주려는 파퍼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한편에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비록 때이르게 개봉해 배경으로 나오는 뉴욕의 겨울 분위기가 어색해 보이긴 해도 아이들과 함께 극장 나들이를 해도 좋을 만한 경쾌한 템포의 영화였다.  

 

 

 

 

 

 

 

 

 


파퍼씨네 펭귄들 (2011)

Mr. Popper's Penguins 
9.6
감독
마크 워터스
출연
짐 캐리, 칼라 구기노, 매들린 캐롤, 안젤라 랜스베리, 오펠리아 로비본드
정보
코미디 | 미국 | 94 분 | 2011-09-07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