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콜롬비아나 - 복수의 화신이 된 위험한 여인

효준선생 2011. 8. 29. 00:14

 

 

 

부모의 죽음을 목도한 어린 소녀가 와신상담하여 나중에 원수에게 복수한다는 설정은 특히 중국 무협영화의 빈번한 소재였다. 그런데 이 소재가 라틴 아메리카쪽에서 새로운 설정으로 탄생했다. 영화 콜롬비아나가 바로 그 케이스다.

 

열 살도 안되어 보이는 소녀가 복수를 다짐할 수 있었던 과정은 과감히 생략되어 있다. 탈출과정에서 보여준 액션에 대한 기본기는 충분해 보였지만 15년이 지난 뒤 킬러로 성장한 소녀는 더 이상 보호자가 필요없는 성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킬러 본능은 수사기관을 미궁으로 빠뜨릴 정도로 빼어났다. 그 예를 하나 보여주는 데 혀를 내두를 만하다.

 

또 그녀가 지나간 자리엔 그녀의 어릴 적 이름이자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카탈리아 꽃그림이 그려져 있다. 범인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행위를 인생 최고의 원수인 루이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자로서의 제니퍼와 킬러로서의 카탈리아가 병존하기는 쉽지 않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실체를 알려주지 못한 채 복수의 일념으로만 살아가는 그녀, 간간히 우수에 찬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건 킬러로서의 냉철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액션영화인 만큼 여러 차례 보여주는 실감나는 액션장면은 멋지다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 했다. 여자배우로서는 쉽지 않는 발차기와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등은 실전을 방불케하고 연출이 뒷받침 해주며 깔끔하게 뽑혀 나온 것 같다힘으로만 박살내는 액션말고도 주변의 장신구들로 난관을 돌파하는 장면, 총으로 저격하는 것 말고도 요령있게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근육질 남성배우들의 액션영화와는 좀 달라 보였다.

 

드물게 흑인 여배우가 주연으로 활약하는 액션물, 그녀의 복수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 법인데 그녀의 선택은 옳기만 한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