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꿈의 공장 - 그들이 꿈꾸는 저 안의 세상

효준선생 2011. 8. 31. 00:22

 

 

 

 

다큐 영화 꿈의 공장은 제목부터 역설적이다. 대량의 해고 노동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요즘 2007년 해고된 뒤 쉬지 않고 복직을 요구하는 한 회사의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기타 제조업체인 콜트 콜텍, 해외유수의 브랜드 기타회사에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납품하는 공장으로 그곳에서 일하다 겨낸 일군의 노동자들은 오늘도 회사밖에서 신산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많은 국내외 인디밴드들의 연주 모습이 등장한다. 그들이 튕기는 기타소리는 청아하거나 박력있다. 사람들은 기타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열광하거나 감동하지만 정작 그 기타가 노동력 착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이 영화의 카메라 앵글은 해고노동자의 입을 향하고 또 해외 박람회장에 가서 콜트 콜텍의 기만적 행위에 고발하는 퍼포먼스를 서슴치 않았다. 세상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콜트기타의 실체를 알리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실을 맺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용역에 의해 농성현장이 부서지고 원청업체라고 할 수 있는 해외의 기타제조업체들은 여전히 해고 노동자들 보다 회사를 더 신뢰한다. 또 몇몇 아티스트들은 가격만 맞는다면 기업안에서의 분규에도 불구하고 그 기타를 사겠다고 했다.

 

해고 노동자의 증언, 인디밴드의 공연장면, 그리고 외국에서의 농성과 각종 퍼포먼스를 보면서 참으로 격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콜트 기타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데 성공한다고 해서 복직이 될 것 같지도 않았고 누구말대로 저임금 구조하에서라면 오히려 기타를 사주는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반문을 들어보면 이 문제가 모든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해결의 힌트는 다른 곳에 있어보였다. 대전 공장의 해고 노동자들은 인근 산속에서 매실을 첨가한 장을 만드는데 오히려 그게 더 사업적으로 비전이 있어보였다. 하지만 수십년을 근무했던 노동의 터전에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그들의 눈에 오너가 곱게 보일리는 없어보였다.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부리는 자와 부려지는 자 사이의 알력과 다툼은 인류역사 시작부터 존재했다. 상호 타협점이 있으면 좋으련만 마치 요즘 부산의 어느 조선업체의 문제를 대체하는 것 같은 모습에 현실감이 부여되었다. 이들이 복직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오너의 태도가 영화속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아 양쪽의 주장을 다 들어보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영화에서 이런 자막이 떠올랐다. seen, unseen...무슨 차이일까? 외관 치장만 그럴 듯한 기타. 그리고 상대적으로 투박한 디자인의 기타, 자본주의에서 쏠림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대기업하에서 조련당하는 중소기업의 오늘이 자꾸 연상되어 마음이 무거워졌다.